'VIP 격노설' 질문에 묵묵부답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 조사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인 'VIP 격노설'을 본격 수사하기 위해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을 7일 소환했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 20분께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 특검 사무실로 출석했다. 민간인 신분으로 출석한 김 전 사령관은 제복이 아닌 정장 차림으로 출석했다. 이날 김 전 사령관은 '박정훈 대령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를 알린 적 없다는 입장인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명시적으로 이첩 보류 지시를 받았는지', '수사단에 이첩을 보류한다고 명시적으로 지시했는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사무실로 들어갔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김 전 사령관이 대통령실과 이 전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주로 조사할 예정"이라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나 허위보고 관련 내용,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필요한 부분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인 대통령실 수사외압, VIP 격노설 등의 핵심 당사자인 만큼 조사할 내용이 상당히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오전에는 임 전 사단장의 업무상과실치사 관련 참고인 조사를 임상규 검사가 담당하고, 오후에는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이정민 부부장검사가 피의자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한 해병대수사단의 초동 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 전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 등을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김 전 사령관은 채상병 사건 초동조사를 이끌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이다. 박 전 단장은 김 전 사령관으로부터 "대통령이 회의에서 국방비서관으로부터 1사단 사망 사고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이런 일로 처벌하면 대한민국에서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했다고 한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전 사령관은 그간 법정과 국회에서 이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해왔다. 다만 김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전역해 현재는 민간인 신분이 된 만큼 특검 조사에선 기존과 다른 증언을 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이날 김 전 사령관을 시작으로 수사외압 의혹이 촉발된 2023년 7월 31일 오전 대통령실 회의 관계자들을 순차적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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