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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아들 이름에 숨겨진 美 우주항공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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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5세 아들 이름은 왜 A-12일까
냉전 때 美 정찰기 '아크엔젤-12'
스페이스X까지 기술 유산 이어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어린 아들과 함께 나타났다. 2020년생인 그의 아들은 캐나다 출신 가수 그라임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7번째 자녀다. '엑스 애시 에이-Xii(X Æ A-Xii·엑스)'라는 독특한 이름을 가졌다. 복잡한 비밀번호처럼 들리는 이 이름은 머스크 CEO와 그라임스가 함께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의미 없는 단어를 조합해 이름을 지은 건 아니다. 이름엔 냉전 시대부터 스페이스X까지 관통하는 미국 우주항공 기술의 역사가 담겨 있다.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아들 엑스(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아들 엑스(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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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가 집착한 그 비행기, 'A-12'

머스크 CEO는 이전부터 A-12 항공기를 향한 애정을 과시해 왔다. 엑스 캡처

머스크 CEO는 이전부터 A-12 항공기를 향한 애정을 과시해 왔다.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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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와 그라임스는 과거 팟캐스트 인터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들의 이름이 왜 엑스 애시 에이-Xii인지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엑스는 미지수 X를 뜻한다. 애시(Æ)는 사랑(love)과 인공지능(AI)의 의미를 담아 그라임스가 창작한 가상의 단어다. 고대 라틴 문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마지막에 붙는 A-Xii는 원래 A-12였다. 엑스가 태어나던 당시 미 캘리포니아주법엔 '자녀 이름에는 숫자가 포함돼선 안 된다'는 조항이 있어 12를 로마자 표현으로 바꾼 것일 뿐이다. A-12는 머스크 CEO와 그라임스가 함께 선택한 것으로, '아크엔젤-12'라는 항공기를 뜻한다.

머스크 CEO는 특히 A-12에 강한 애착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개인 SNS 계정에 아들 사진을 게재할 때 "아크엔젤-12"라고 지칭했으며, 팟캐스트 인터뷰에선 항공기 A-12를 두고 "미국에서 가장 멋졌던 비행기"라고 찬사를 보냈다.

냉전 비밀 정찰기 '아크엔젤' 프로젝트의 12번째 후보

A-12의 후신인 SR-71 항공기(앞)과 우주왕복선. 스미소니언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A-12의 후신인 SR-71 항공기(앞)과 우주왕복선. 스미소니언 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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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CEO가 푹 빠진 A-12는 미국 방위산업체 '록히드마틴'이 1962년 비밀리에 개발한 정찰기였다. 미국과 소련 사이 냉전이 한참 진행되던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미 방위산업계에 '소련의 모든 요격 미사일을 회피해 날 수 있는 가장 빠른 항공기'를 요구했고,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은 '아크엔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즉 알파벳 A는 아크엔젤의 이니셜이다. A 뒤의 숫자들은 록히드마틴이 설계한 시제기에 붙은 넘버로, A-12는 12번째 실험 기체를 의미한다. 이 항공기는 날개에 붙은 두 발의 거대한 엔진 덕분에 음속의 3배 이상인 마하 3.3으로 비행 가능했다.


A-12의 설계를 기반으로 록히드마틴은 'SR-71'이라는 초음속 정찰기를 탄생시켰다. SR-71은 지상 2만6000m 상공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하며 소련의 민감한 군사 시설을 정찰했다.

A-12부터 스페이스X까지 이어진 美 항공 기술의 유산

A-12·SR-71을 개발·제조하면서 얻은 기술력은 냉전 이후 미국 우주항공 기술력의 중요한 자양분이 됐다. 초음속 항공기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비행 중 동체에 가해지는 막대한 열 때문인데, A-12·SR-71 또한 기체 내부의 열을 억누르기 위해 수많은 설계·소재상의 혁신을 거듭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 왕복선 시절의 방열판(왼쪽)과 스페이스X의 방열판. 해커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 왕복선 시절의 방열판(왼쪽)과 스페이스X의 방열판. 해커데이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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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하우가 1981년 미국의 우주왕복선 개발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전수됐다. 우주왕복선은 로켓에 실려 우주로 날아갔다가 대기권에 재진입해 지상으로 돌아오는 유인 우주 항공기로, 착륙 시퀀스에서 A-12·SR-71의 6배 수준인 마하 20의 속도와 열을 견뎌야 한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2009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젝트 초기에 NASA·록히드마틴 엔지니어들은 A-12와 그 후계기들을 우주왕복선의 테스트베드 삼아 착륙 환경을 시뮬레이션했다.


덕분에 엔지니어들은 우주왕복선의 동체 소재로 가장 적합한 알루미늄 합금을 찾아낼 수 있었으며, 무엇보다도 열로부터 동체 아랫부분을 방어할 방열판도 발명했다. 방열판은 공기층이 주입된 특수 실리카를 넣어 만든 검은색 타일로, 우주왕복선 1대당 2만4000개의 타일을 접착해 대기권 재진입 시 가해지는 수천도의 열을 차단한다.


스페이스X 스타십 우주선의 육각형 방열판 모습. 엑스 캡처

스페이스X 스타십 우주선의 육각형 방열판 모습. 엑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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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왕복선은 2011년에 비용 문제를 이유로 퇴역했지만, 그 유산은 다시 머스크 CEO의 우주 개발 스타트업 '스페이스X'로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방열판 기술은 스페이스X의 대형 재사용 로켓 '스타십'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스타십도 A-12·SR-71, 우주왕복선처럼 지상으로 돌아올 때 극심한 열을 버텨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는데, 스타십 동체를 감싼 육각형 모양의 타일이 우주선을 보호한다. 이 타일도 NASA가 개발한 것으로, 우주왕복선에 쓰인 타일의 개량 버전이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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