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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으로 의원들에게 대규모 명절 선물[줄줄 새는 후원금]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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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법적으로는 문제 없다"
비례대표 의원이라면 불법
'통상적인 범위 안'이라는 규정 모호

편집자주과거에 지구당을 폐지한 이유는 불법 정치자금 때문이었다. 최근 거대 양당은 지구당 부활을 추진하고 있다. 지구당 부활의 전제 조건은 투명한 정치자금 사용이다. 실태는 어떨까. 아시아경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및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21대 국회의원 144명의 임기 만료 전 회계보고서 6개월 치를 확보했다. 이들은 지금은 전직 의원이 된 이들이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지출 명목과 사용 장소의 적절성 등을 따져서 검증 우선순위 항목을 정했다. 당사자들과 선관위의 확인을 거쳤으며, 현장 취재도 병행했다. 선관위가 회계보고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는 현실도 포착했다. 국회의원들의 임기 말 후원금 사용 실태를 집중적으로 검증·보도한다. ①김치공장 물류창고에 사무용품비 수백만 원 지출 ②강남 와인바·호텔·유명 식당 밥값으로 사용…'간담회=맛집투어?' ③퇴직금은 불법…'퇴직위로금'은 합법 ④정치자금으로 동료 의원들에게 대규모 명절 선물

#. 홍익표 전 의원은 올해 1월 31일 총선을 약 2개월 앞두고 동료 정치인들에게 명절 선물용으로 1001만5000원을 지출했다. 홍삼세트를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 이탄희 전 의원은, 지난 2월 6일 서울 영등포의 백화점에서 보좌진에게 선물할 75만원 상당의 명절 상품을 구입했다. 이용우 전 의원 역시 2월 8일 당시 함께 근무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 사무원에게 명절 상여금으로 70만원을 지급했다.

#. 정춘숙 전 의원은 올해 2월 7일 보좌진 및 원내정책수석실에 명절 선물 비용으로 198만원을 지출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선물 구입에 필요한 재원을 모두 자신의 '후원회 기부금' 계정을 통해 마련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로부터 받은 정치 후원금을 특정인에게 사용한 셈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정치인이 함께 일한 근로자 등에게 정치자금으로 명절 선물 및 격려금을 집행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없다고 판단했다. 판단의 핵심은 선물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간 '대가성' 여부에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위법한 지출이 아닌, 적법하게 사용한 정치자금은 지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자금으로 의원들에게 대규모 명절 선물[줄줄 새는 후원금]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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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위법이 아닌 '적법한 지출'이란 공직선거법 제112조(기부행위의 정의 등) 제1항에 명시돼 있다. 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상시 기부행위제한 상대자로 '당해 선거구 안에 있거나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 등 제공을 금지한다. 자신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선물이 '대가성'을 띨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지역구 의원이 관내 경로당 등에 명절 선물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지만(법령에 따른 지방자치단체 명의 제공은 가능), 자신의 선거구민과 연고가 없는 동료 의원 간 선물 제공은 통상적으로 가능한 셈이다.


다만 선출직이 아닌 비례대표 의원은 동료 의원들과도 선물을 주고받을 수 없다. 비례대표 의원은 자신의 선거구가 '전국구'라는 점에서 전국의 유권자가 '선거구민'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선거법에 따라 비례대표 의원의 선물은 대상이 누구냐에 관계없이 선거법에 위반된다.

자신의 선거구민에 속하지 않더라도 선물의 '수준'이 어디까지 허용 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은 모호하다. 선관위는 '통상적인 범위 안'에서 정치자금으로 명절 선물 제공이 가능하다고 해석을 내놓고 있다. 선거법이 이처럼 복잡하고 유권해석의 요소가 다분하다 보니 선관위는 해마다 명절을 앞두고 '설·추석 관련 정치관계법 안내' 책자를 배포한다. 홍익표 전 의원은 통화에서 "원내대표 시절 처음으로 당 고문 및 당 의원들을 포함해 200여명에 선물한 것으로 비싸지 않은 것이었다. 1인당 5~6만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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