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내년 캄보디아에 농산물유통센터 건립
포스코대우·LG상사 등도 관련 사업 확대 계획
[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국내 종합상사들이 앞다퉈 식량사업 진출하고 있다. 트레이딩이나 자원개발 등 기존 주력사업에 비해 식량은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8일 현대코퍼레이션그룹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홀딩스 는 내년 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캄보디아 최초의 검역시설을 갖춘 농산물유통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농산물의 생산-유통-수출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센터는 농산물의 세척, 분류, 검역, 가공, 포장 등 상품화 과정을 담당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수출길이 막혀있던 캄보디아의 농산물을 한국, 중국, EU 등 제 3국으로 수출하는 교두보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역시 곡물을 중심으로 식량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곡물 1000만t 처리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 발돋움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2015년부터 곡물 취급 물량을 늘리면서 쌀을 시작으로 밀과 옥수수, 대두(콩), 보리 등 주요 곡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 회사의 곡물 거래량은 2015년 90만t, 2016년 270만t, 2017년 320만t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대우는 지난 8월 베트남 최대 곡물업체인 떤롱과 곡물 트레이딩 물량ㆍ품목 확대를 위한 사업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MOU를 통해 2020년까지 베트남 사료 곡물 취급 물량을 200만t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 팜오일 농장과 미얀마 미곡종합처리장 건설,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인수를 추진 중이다.
LX인터내셔널 와 삼성물산 은 10년 전부터 팜오일 시장을 개척해왔다. LG상사는 2009년 12월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까다우에 여의도 면적의 69배에 달하는 2만ha 규모의 팜농장을 인수해 팜오일 사업을 운영 중이다. 2012년 10월 농장 내 팜오일 생산공장을 준공하고 올 상반기 생산설비 증설을 마쳤다. 이를 통해 올해 연간 13만t 규모의 팜오일을 생산할 예정이다. 팜오일은 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으로 식용유, 화장품,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 사용된다.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중심으로 수요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10년 전부터 팜오일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추진해오고 있다"며 "팜농장 연관 투자 등 사업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종합상사 중 최초로 팜오일 사업에 뛰어든 삼성물산은 연산 10만t의 팜오일을 인도네시아에 공급하고 있다.
종합상사들이 식량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식량의 생산에서 식품가공, 유통까지 부가가치 창출 영역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중개 무역에 그쳤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해외 현지 농장을 인수 등 식량 생산-가공-유통을 수직계열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식량사업은 식생활과 관련된 분야기 때문에 시장 자체도 크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곡물 등 이미 글로벌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이 많은 만큼 품종과 지역 측면에서 차별화해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5조8000억 달러 규모였던 세계 식량시장은 2020년 6조4000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IT시장과 자동차시장의 각각 1.7배, 3.6배 규모다. 식량시장에 식품 가공 및 판매, 유통을 포함하면 관련 시장 규모는 15조 달러로 늘어난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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