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은 충분하지만, '상장사' 라는 프리미엄이 필요했습니다."
IPO는 기업들의 대표적인 자금조달 창구이지만, 국내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역량을 뻗어나가고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IPO의 배경이 다양해지고 있다.
기업들이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하고 굳이 상장을 결정하는 데에는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안고 있는 '프리미엄'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수출 기업들은 상장사라는 타이틀이 절실하다. 지난 7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전력IT 전문 기업 피앤씨테크 는 조광식 대표이사가 IPO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직설적으로 상장 배경이 돈이 아닌 신뢰성 확보에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수출할 때 상장사라는 타이틀은 신뢰성 측면에서 플러스 요인"이라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로 수출이 대폭 늘어나고 있어 대외적으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상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상장을 앞둔 수산 INT 역시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하겠다고 방향을 잡은 만큼 상장사 프리미엄이 해외 시장을 뚫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출 외에도 생산 및 R&D 인력 확보를 위해 상장을 결정하는 기업들도 있다. 기능성 테이프ㆍ필름을 제조하며 다음달 12일 코스닥 입성을 앞두고 있는 앤디포스는 '인력 확보'가 상장 불씨를 당기는데 한 몫 했다.
앤디포스 관계자는 "돈이 급한 건 아니다. 상장사 프리미엄이 중국 스마트폰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인력확보에도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우리 기업은 생산 및 R&D 인력이 생명인 회사이지만 생산 공장이 소위 말하는 '시골'에 있고 상장사도 아니다보니 월급을 아무리 많이 줘도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잘 안 오려 해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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