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보다 더 뛴 강북
성북·노원 전셋값 12%대
서울 성북·노원구 전셋값이 올해 들어 12% 넘게 뛰며 2012년 한국부동산원 통계 집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물이 급감하면서 30년 된 아파트에서도 전용 84㎡ 전세금이 9억원을 넘어섰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 주까지 올해 누계 상승률은 성북 12.84%, 노원 12.25%로 서울 25개 자치구 1·2위다. 서울 평균 상승률 7.79%를 4%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같은 기준 종전 최고치는 두 지역 모두 저금리 속 월세 전환이 겹친 2015년으로 성북 7.75%, 노원 10.77%였다. 올해 상승률이 이를 각각 5.09%포인트, 1.48%포인트 앞선다. 성북구는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 한 해 상승률 11.57%마저 9월에 이미 넘어섰다.
강남보다 더 뛴 강북 전셋값
2026년 9월 둘째 주 누계 · 상승률 %상승률과 최고 전세가 모두 주목성북은 전용 84㎡ 최고가 11억원, 노원은 30년 된 구축 건영3차가 9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 최고 전세가는 지역 평균이 아니라 기사에 제시된 개별 단지 최고 실거래가입니다.
KB국민은행 월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에 따르면 올해 1~8월 성북구 전셋값은 13.09% 뛰었다.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후 최고치다. 같은 기간 노원구 전셋값도 11.63%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매수 포기 수요가 중저가 전세로 밀려들었던 2011년의 패턴과 닮았다. 당시 1~8월 성북구는 12.24%, 노원구는 10.98% 상승하며 강북 외곽 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신축 추월한 30년 구축
강북권 전세 신고가 속출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 전용 84㎡ 9층 매물은 지난 11일 9억1000만원에 신규 전세로 거래됐다. 올해 노원구 국민평형 전세 최고가다. 올 1월 같은 면적·층 계약보다 보증금이 2억3000만원 뛰었다.
건영3차는 1995년 준공된 아파트지만 2020년 입주한 포레나노원 8억7000만원, 2023년 입주한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8억5000만원을 모두 앞섰다.
성북·노원구 아파트 전세 최고가 현황
자료: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 · 전용 84㎡ 기준성북구에서는 2022년 입주한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 전세가 11억원까지 오르며 지역 내 1위를 기록했다. 래미안길음센터피스와 길음역롯데캐슬트윈골드도 10억원을 넘으며 뒤를 이었다.
지은 지 20년 넘은 단지에서도 9억원 계약이 나왔다. 2005년 준공된 길음뉴타운4단지e편한세상 전용 84㎡는 지난달 6일 최고가인 9억원에 신규 계약됐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층 계약보다 보증금이 2억7000만원 높다.
전세 매물 줄고 수요는 증가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건수는 2만298건으로 1년 전 2만3390건보다 13.3% 감소했다.
동대문구가 1027건에서 315건으로 69.4%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중랑구 -67.8%, 구로구 -61.6%, 금천구 -58.9%, 노원구 -51.5%, 도봉구 -50.5% 순으로 매물이 많이 빠졌다.
토허구역 확대에 이어 부동산 세제 개편 이후 비거주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었고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까지 겹치며 시중에 풀리는 신규 전세 매물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달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180.1까지 올랐다. 100을 웃돌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공급까지 시차
전셋값 상승 장기화 우려
정부는 공급을 늘려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착공부터 입주까지 통상 3년 안팎이 걸려 공급 대책이 실제 매물로 풀리기까지 시차가 있다. 그 사이 매물 잠김과 가을 이사철 수요가 겹쳐 강북 전셋값 상승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연스러운 시장 조정을 거친 게 아니라 정책적 요인으로 빚어진 수급 불균형이라 오름세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가격 차이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저가 외곽 지역에서는 세입자들이 아예 매수를 택하는 전환 수요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전세 보증금과 매매가격의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에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 비교적 저렴한 매물부터 소진되면서 해당 지역 매매가격에도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