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뜨거운 커피나 차를 좋아하나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위험합니다
뜨거운 차나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 편평세포암에 걸릴 위험이 약 3배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뜨거운 음료의 온도와 섭취 빈도가 식도 편평세포암(SCC)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국제암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영국인 약 98만명의 뜨거운 음료 섭취 습관을 분석했다. 관련 연구 가운데 세계 최대 규모다. 연구 참가자들은 14년간 추적 관찰됐다. 참가자들은 평소 뜨거운 음료를 어느 정도 온도로 마시는지를 '매우 뜨겁게', '뜨겁게', '따뜻하게', '뜨거운 음료를 마시지 않음' 가운데 하나로 답했다. 다만 실제 음료의 온도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스스로 느끼는 온도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식도암 발병 확률이 3배 올라갑니다
연구 결과, 매우 뜨겁게 음료를 마신 사람은 따뜻하게 마신 사람보다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약 3배 높았다. 다만 식도암의 또 다른 유형인 선암(AC)에서는 이같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뜨거운 음료를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도 영향을 미쳤다. 연구팀이 음료 온도의 영향을 보정한 결과 하루 6잔 이상 뜨거운 음료를 마시는 사람은 6잔 미만을 마시는 사람보다 식도 편평세포암 위험이 71% 높았다. 선암 위험과는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중동 등에서 진행된 기존 연구와도 비슷했다. 앞선 연구에서는 차나 남미에서 즐겨 마시는 카페인 함유 허브 음료인 마테차를 70도 이상으로 마실 경우 식도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도 안쪽을 덮은 세포에 반복적 열 손상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6년 매우 뜨거운 음료를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하고 식도암의 가능성 있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매우 뜨거운 음료는 식도 안쪽을 덮고 있는 세포에 반복적으로 열 손상을 일으켜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주와 흡연 역시 식도 편평세포암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사람들이 지나치게 뜨거운 음료의 온도를 낮추고 섭취 횟수를 줄이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영국에서 발생하는 식도 편평세포암 환자 가운데 약 7분의 1은 평소 '매우 뜨겁게' 음료를 마시는 사람들이 온도를 '뜨겁게' 마시는 수준으로 낮출 경우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래도 당신은 '뜨아'만 고집하시겠습니까
또 음료 온도가 낮아질수록 암 위험도 뚜렷하게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며, 현재 일반적으로 마시는 수준보다 온도를 더 낮출 경우 예방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지원한 영국암연구소의 피오나 오스건 건강정보 책임자는 뜨거운 음료를 정확히 몇 분 동안 식혀야 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걱정된다면 매우 뜨거운 상태에서 마시지 말고 편하게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식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암연구소는 카페나 음식점 등이 식도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차와 커피를 현재보다 낮은 온도로 제공해야 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무이텍 테흐 영국 퀸메리런던대 분자구강종양학 교수는 이번 연구가 참가자가 스스로 평가한 음료 온도에 의존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그는 사람마다 뜨겁다고 느끼는 정도가 다른 데다 매우 뜨거운 음료를 견디거나 선호하는 사람들이 애초에 열 감각이나 점막 민감도에서 차이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이번 결과만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