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그룹은 올해 수출액이 처음으로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SK하이닉스 수출이 크게 늘면서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 올린 영향이 컸다. 단일 계열사의 특정 품목(고부가 메모리반도체)이 그룹 전체 수출 규모를 좌우하는 수준까지 비중이 확대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실적 확대에 따라 법인세 납부액은 연말 기준 5조원 중반대로 추산되며 시가총액은 400조원에 근접했다.
올 3분기 누적 수출 87조…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
SK그룹은 올해 1~3분기 수출 실적이 8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73조7000억원과 비교해 20%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4분기 반도체 수요가 유지될 경우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102조5000억원을 크게 넘어 120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차원에서 2년 연속 100조원을 넘기는 동시에 사상 최대 실적을 새로 쓰게 되는 셈이다.
SK그룹 수출 확대의 일등 공신은 단연 SK하이닉스다. 메모리반도체 메이커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그룹 수출의 54%인 55조2000억원을 담당한 데 이어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5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룹 내 수출 비중은 65%로 확대됐다. 특정 계열사가 전체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AI)용 메모리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출 체제가 확고해졌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이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곧바로 국내 반도체 수출 증가로 연결되는 구조가 공고해졌다는 의미다.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수출 기여도는 더욱 높아졌다.
Advertisement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9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5 CEO 세미나'의 폐회사에서 "운영개선을 잘해야만 그 위에 인공지능(AI)을 더 쌓을 수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고민했던 문제들을 하나둘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 제공
원본보기 아이콘SK하이닉스의 경영 실적은 납세와 시가총액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낸 법인세만 4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납부한 940억원의 약 45배가 늘어난 금액이다. 연말까지 법인세는 5조원 중반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 주가 또한 높은 상승세를 이어오며 시가총액이 400조원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이날 오전 9시15분 현재 390조5733억원으로 국내 기업 중 2번째 규모다.
HBM 등 고부가 수출 증가 연간 역대 최대 120조 이를 듯
그룹 안팎에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사업구조와 재무·지배구조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성과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2년 SK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에너지와 ICT 중심의 사업구조에 반도체, AI, 바이오 등을 추가한 것이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SK 관계자는 "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이어가며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8000명 이상의 채용 또한 지속해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