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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美공장 용접공 하루 임금이 '70만원'…韓기업들 비상

챗GPT 생성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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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진행 중인 한국 기업의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큰 인건비 압박에 직면했다. 숙련인력이 부족해 현지 용접공을 고용했더니 하루 일당만 우리 돈 70만원에 달한 사례도 나왔다. 비자 문제가 일정 부분 풀리며 인력 파견 여건은 나아졌지만, 현지에서 숙련인력 확보 비용이 급격히 오르며 공사비 부담을 키우는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인건비 압박과 숙련인력 부족이 이어지면서 미국 일부 공장에선 공기 연기가 현실화됐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구축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산라인 공사에서는 현지 용접공에게 하루 최대 480달러(약 70만원)를 지급했다. 단순 계산으로 한 달에만 1500만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루 일당이 평균 18만~25만원 수준인 우리나라 용접공들과 비교하면 2.5배 더 많은 금액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죽하면 지금 하는 일을 그만두고 미국에 가서 용접하면서 사는 게 낫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했다.


현지 숙련인력 확보 비용 공사비부담 '복병'으로 등장
현지 숙련인력 확보 비용
공사비부담 '복병'으로 등장
한달에만 1500만원 수준 입금
국내 용접공들보다 2.5배 많아

미국 고용전문사이트 집리크루터(Ziprecruiter) 자료를 보면 텍사스주 용접공 평균 임금은 시간당 21~27달러(약 3만700~3만9500원)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평균 임금에 각종 수당을 얹어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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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숙련인력 중에서도 전기 배선, 용접 전문가들이 몸값이 특히 치솟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따라 전력 설비와 전기 배선 등 주요 공정 업무가 많은 반면, 관련 인력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조지아주 LG에너지솔루션 공장 건설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사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지 공장 건설 인력을 공급하는 협력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인이나 비자가 있는 한국인 전문가는 시간당 45~60달러(약 6만5800~8만7800원)이며 보조 업무자는 35달러(약 5만1200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급 숙련인력을 적시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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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온과 포드자동차 합작사인 블루오벌SK는 배터리 공장 설비 보수 정비 인력을 시급 32~38달러(약 4만6700~5만5400원)에 모집하고 있다. 설비 보수 정비 보조 인력의 시급은 27~30달러(약 3만9400~4만3800원) 수준에서 책정된다.


미국은 최저임금이 주마다 다르고 각각의 금액이 다 높다. 이날 현재 미 연방법이 규정하고 있는 미국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1만561원) 수준이지만 주별로 보면 15달러를 넘어가는 곳이 대다수다. 지난해 8월을 기준으로 시애틀주는 17.25달러(2만4244원)에서 19.97달러(약 2만8067원)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워싱턴주는 16.28달러(2만2051원)로 네 번째였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 호주 등 땅이 넓은 선진국의 경우, 많은 일자리에 비해 그만큼 일할 수 있는 인력의 숫자는 적은 특징이 있다"며 "사람이 귀하니까 임금은 천정부지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라고 했다.

LG엔솔 공장 건설현장도 비슷 美현지인·비자있는 韓전문가 시간당 6만~8만원대 수준
LG엔솔 공장 건설현장도 비슷
美현지인·비자있는 韓전문가
시간당 6만~8만원대 수준
공장 완공이후에도 인건비 부담 지속
트럼프 '미국인 직접고용' 요구
국내 전문인력 파견도 쉽지 않아
용인SK·평택삼성 투자 본격화되면
국내에도 숙련인력 필요한 상황

공장 완공 이후에도 현지 채용이 불가피한 만큼 인건비 부담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가 공장 건설 과정부터 운영 단계까지 '미국인 직접 고용'을 강하게 요구해 온 점도 기업들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비자문제가 해결돼 국내에서 전문 인력을 파견하려고 해도 상황은 쉽지 않다. 대기업 협력사 관계자는 "비자 사태도 있었고 최근 용인 SK, 평택 삼성 등에서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숙련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미국에 오려는 전문인력이 더 없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임금협상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줄일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현실성은 크지 않다. 국내 근로자 수준의 임금을 제시해 미국 근로자를 설득하는 방안도 거론되지만, 최저임금에 대한 인식이 강한 현지 노동시장 특성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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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근로자들에겐 임금을 달러로 줘야 한다는 점을 주목해 환율이 낮을 때 미리 달러를 많이 확보해 뒀다가 인건비 전용으로 사용하는 방안 등도 활로로 제시된다. 오경식 변호사(덴톤스 리 법률사무소)는 "중국 등 다른 나라 기업들도 물가와 최저임금에 대한 기준 자체가 크게 달라 공장 운영을 어려워하는 곳이 미국"이라며 "우리 기업들 입장에선 최대한 유연하게 인건비를 조정하고자 할 텐데, 미국 정부가 조이면 이를 피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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