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특급조력 110억원 벌어
투어 캐디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선수 못지않게 큰돈을 버는 '재벌 캐디'까지 등장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캐디, 테드 스콧이다. 그는 올해도 셰플러와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마스터스 우승을 포함해 7승을 합작했다. 스콧은 지난해에만 약 500만 달러(약 70억원)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상금랭킹 20위 수준이다. 즉, 스콧보다 더 많은 돈을 번 선수는 단 19명뿐이었다. 김시우, 김주형 등 한국 선수들의 상금 수입도 스콧보다 적었다.
스콧의 수입은 올해도 여전하다. 미국 스포팅뉴스에 따르면 그는 7월까지 약 192만 달러(27억원)를 벌어들였는데, 이는 PGA 투어 선수 평균 수입(약 173만 달러)을 웃도는 금액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은 스콧이 최근 4년간 약 11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추정했다. 셰플러의 특급 조력자로 자리매김한 이후 성과가 반영된 것이다. 참고로 셰플러는 PGA 투어에서 상금으로만 약 1억 달러(약 1396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었다.
매년100만달러 이상 쓸어담아
'원조 황제 캐디'는 타이거 우즈의 곁을 지켰던 스티브 윌리엄스다. 1999년부터 2011년까지 12년 동안 함께하며 메이저 13승을 포함해 72승을 합작했다. 그는 매년 100만 달러 이상을 벌었고, 우즈가 받은 자동차 같은 부상도 선물 받아 엄청난 전리품을 챙겼다.
PGA 투어 캐디는 대부분 전직 프로 골퍼다. 단순히 클럽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거리 측정, 스윙 조언, 그린 판독 등 전략적 역할을 맡는다. 그만큼 코스 이해도와 분석력이 뛰어나다. 대회당 계약금은 1500~4000달러 수준이며, 인지도가 높은 선수일수록 더 높은 주급을 캐디에게 지불한다. 하지만 캐디 생활에는 여행, 숙박, 식사, 교통비 등 연간 약 5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 실제 수입의 핵심은 인센티브다. 우승 시 상금의 10%, 톱 10 진입 시 7%, 컷 통과 시 5%를 받는 '10-7-5' 계약 방식이 일반적이다.
우승·톱10 땐 인센티브 두둑
넷플 출연·미디어 운영 투잡도
최근에는 캐디들도 다양한 루트로 돈을 벌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풀 스윙'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고, 직접 미디어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후원사들도 캐디의 상업적 가치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PGA 역시 캐디들을 위한 100만 달러 규모의 보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포인트에 따라 상금을 지급한다. 또 전용 이벤트와 스폰서십 혜택도 제공한다.
후원 시장에서도 캐디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성적이 좋은 선수의 캐디는 중계 화면에 자주 잡히기 때문에 스폰서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광고판이 된다. 실제로 윌리엄스는 나이키 골프와 태그호이어 후원을 받았고, 나중에는 석유 브랜드 발보린과 계약해 셔츠에 로고를 새겼다.
걸어다니는 광고판 노릇 톡톡
2015년부터는 청소 회사 제니킹이 캐디에게 수건을 후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12명으로 시작해 현재 150명 넘는 캐디가 제니킹의 타월을 사용 중이다. 의류를 통한 스폰서십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제노 보날리(조엘 다멘), 에런 플레너(J.T. 포스턴), 존 리만티(악샤이 바티아), 조엘 스톡(윌 잘라토리스), 존 엘리스(윈덤 클라크) 등 PGA 투어 선수의 캐디 5명은 삭스의 의류 착용 조건으로 후원 계약을 했다.
가장 인기 있는 스폰서 중 하나는 페인트 회사 발스파다. 2014년부터 PGA 투어 대회 기간 모자를 착용한 캐디에게 보너스를 준다. 평균 지급액은 5000달러에서 8000달러 사이로 알려졌다. 물론, 골퍼의 성적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받을 수도 있다. 발스파 모자가 아닌 다른 모자를 쓰면, 캐디 인센티브 플랜에서 즉시 실격 처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