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행 좀 해봤다면…연두색 '올리브영' 가방은 필수템


매장 안은 바코드로 상품 정보를 확인하거나 장바구니에 제품을 가득 담은 외국인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일부 관광객은 매장 내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24일 오후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올리브영 해운대엘시티점에서 만난 캐나다인 관광객 멜리사(28)씨는 양손에 메디힐 마스크팩을 종류별로 들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으로 10일간 여행을 온 그는 사흘간 부산에 머물고 서울로 올라갈 예정이다. 그는 "캐나다 토론토의 세포라 매장에서 보면 K뷰티가 이미 화장품 분야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음을 느낀다"며 "도착하자마자 올리브영 매장부터 찾았는데, 올리브영은 한국에 놀러 오면 반드시 가야 하는 장소가 된 지 오래"라고 했다.
지난 17일부터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한 뒤 매장에 들른 관광객도 있었다. 이날 해운대중앙점에서 만난 인도인 남성 알란(49)씨는 "영화계 종사자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오기 위해 한국에 처음 왔다"며 "친구가 마스크팩을 사달라고 해서 올리브영에 처음 왔는데,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위해 싱가포르에서 온 캐런(34)씨 또한 "부산에 놀러 온 건 이번에 세 번째인데 올영은 예전에도 자주 왔었다"며 "한국에 오면 꼭 들르는 공간 중 하나"라고 했다.
제품 구입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가능한 올리브영
인근 매장에는 피부타입 진단 등을 체험하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온 한국계 미국인 재닛(30)씨는 부산전포역점에서 피부 타입 진단 테스트를 마치고 "친구들과 서울, 제주를 거쳐 3번째 도시로 부산을 오게 됐다"며 "올리브영 매장은 이미 여러 번 왔었는데 테스트를 하고 건성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서비스인데 가격도 무료고 체험도 편리해서 좋았다"며 웃음 지었다.
올리브영은 지난달 기준 57개 매장에 도입한 체험형 뷰티 기기를 연말까지 100여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운대에서도 "올리브영 가자"
올리브영은 전국 110여개 매장을 '글로벌관광상권'으로 지정하고 특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강남, 동대문, 명동, 성수, 홍대를 비롯해 부산, 제주 등 주요 관광지에 위치한 매장이 해당된다. 글로벌관광상권으로 지정한 매장들은 상품 라벨에 다국어 표기가 적용되고, 매장 내 다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들이 배치된다. 해운대 상권에 있는 매장들은 모두 글로벌관광상권으로 분류된다.
부산 지역 올리브영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다. 부산 지역 올리브영 매장 외국인 구매 객수는 2022년 1만9439건에서 2023년 1200% 늘어난 25만3294건, 지난해에는 200% 증가한 78만633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월 부산 지역 올리브영 매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누적 구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0%가량 증가한 75만8385건으로, 지난해 수치를 뛰어넘었다.
특히 해운대 지역은 관광 특수를 누리고 있는 대표적인 상권이다. 지난 1~8월 해운대 지역 외국인 고객 구매 건수는 전년 대비 105% 신장했다. 이중 해운대 상권 중심에 위치한 해운대중앙점은 외국인 매출이 전체 비중의 80%를 차지한다. 해운대 바다 앞 매장인 해운대엘시티점은 외국인 매출 비중이 75%에 달한다. 해운대엘시티점 관계자는 "매장 이용객의 대다수가 외국인인데, 특히 대만인 분들이 많다"며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주로 마스크팩"이라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매장 확대의 나비효과 '톡톡'
올리브영은 2008년 11월 처음으로 비수도권 지역에 매장을 출점했는데, '부산대역점'이었다. 이후 남포동점, 서면1번가점, 서면중앙점, 해운대스펀지점 등을 잇달아 문을 열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 매장이 들어선 지역 일대는 '올세권'으로 불리며 높은 유동 인구를 보장받는 상권으로 평가받는다"며 "뜨고 지는 상권의 변화 속에서 매장 운영 전략을 다변화하며 지역 상권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앵커 테넌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리브영의 비수도권 매장 출점 전략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의 연고지 근무 비중은 80%에 이른다. 부산으로 한정할 경우 95%에 육박한다. 온라인 수요 대응을 위해 구축 중인 물류 시설 근무자 또한 지역 우선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2008년 비수도권에 첫 매장을 연 이래 지속적으로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하며 상권에는 활력을, 청년에게는 기회의 발판을 제공하기 위해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부산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 마련된 K뷰티 랜드마크를 통해 지역 사회와 고객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