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진짜 일찍 자야지."
매일 다짐하지만, 침대에 눕는 시간은 늘 늦은 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누군가가 이렇게 말해줍니다.
"당신은 밤 11시 10분쯤 자는 게 가장 좋습니다."
그 누군가, 알고 보니 세계적인 수학자였습니다.
갤럭시 워치 속 잠 전문가, 사실은 '숫자 전문가'
갤럭시 워치8에는 사용자의 수면 리듬을 분석해
취침과 기상 시간대를 추천해주는 기능이 탑재됐습니다.
이 기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수리과학과의
김재경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김 교수는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에서 AI 수면 측정 기술을 확보하고 싶다고 연락해왔고,
적절한 보상을 받고 기술을 이전했다"고 밝혔습니다.
내 생체시계에 맞는 수면 시간
기존 수면 앱이 '얼마나 잤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기능은 '언제 자고 깨는가'에 주목합니다.
김 교수팀이 만든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수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의 수면 패턴을 분석한 뒤,
뇌와 몸이 가장 잘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시간의 창' 형식으로 제안합니다.
예를 들어,
"밤 11시 10분에서 11시 40분 사이에 자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처럼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복잡한 리듬에서 최적의 타이밍을 찾다
김 교수는 미분 등 수학 모델을 활용해
인간의 24시간 생체 리듬을 연구해왔습니다.
그는 이 같은 연구를 통해
수면의 규칙성과 타이밍이 수면의 질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얼마나 자느냐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언제' 자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입니다.
또한 "너무 많이 자는 것도, 너무 적게 자는 것도 좋지 않다"며
7시간 수면을 권장했습니다.
연구실 밖으로 나온 공식들
김 교수는 생체 리듬 분석을 오랫동안 연구해왔고,
이런 연구를 바탕으로 수면 질환 예측 모델도 개발했습니다.
게다가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이라는 책까지 펴내며
전문 지식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있죠.
숫자와 공식을 넘어서, 더 나은 수면으로
우리 몸의 리듬을 숫자와 알고리즘으로 풀어낸
수학자의 연구는 이제 연구실을 넘어,
스마트워치 속 기능으로 우리 손목에까지 닿았습니다.
그 기술은 매일 밤, 우리가 언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을지를 조용히 알려주고,
습관처럼 지나가던 수면의 질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