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내달 5일 개장하는 '쏠비치 남해'
남해 다랭이논·이탈리아 포지타노서 영감
대명소노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이 다음 달 5일 경남 남해군에 문을 여는 신규 호텔·리조트 쏠비치 남해를 미리 보기 위해 지난 25일 오전 KTX에 올랐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기차는 3시간을 달려 전남 순천역에 도착했다. 전용 버스를 타고 다시 1시간30여분을 이동하자 바다 저 멀리 언덕 위에 쏠비치 남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시내에서 차량으로 쉬지 않고 달려도 5시간 이상 걸리는 낯설고 먼 이곳에 터를 잡은 쏠비치 남해는 소노인터내셔널이 양양, 삼척, 진도에 이어 6년 만에 선보이는 네 번째 휴양 시설이다. 입구에 다다르자 남해의 '유자'를 모티브로 노란색 줄무늬 셔츠를 입은 직원들과 곳곳에 배치된 유자나무 조형물, 유자향 어메니티들이 방문객을 맞이했다. 건물 외관은 남해의 문화경관인 '다랭이논'과 이탈리아 남부 휴양지 '포지타노'의 해안 절벽을 형상화했다.
쏠비치 남해는 2019년 착공해 완공까지 6년이 걸렸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그간 쏠비치 브랜드는 지중해 휴양지의 감성을 테마로 한 프리미엄 해양 리조트라는 콘셉트를 이어 왔다"며 "최근 남해는 남해대교, 삼천포대교 등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고 지역 내 감성 카페, 소규모 갤러리, 로컬 푸드 체험장 등이 생기면서 매력적인 여행지로 거듭나고 있어 쏠비치 브랜드와 안성맞춤인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테라스서 남해 '물멍'…수영장·스파 프라이빗 '호캉스'
쏠비치 남해는 호텔 366실과 빌라 85실 등 총 451실 규모다. 객실 크기는 30.24㎡(약 9평)부터 113.05㎡(약 34평)까지 다양하다. 4인 정원인 디럭스 오션뷰 객실에 들어서자 창밖으로 탁 트인 남해가 눈에 띄었다. 객실 외부에는 널찍한 테라스가 있어 자연경관을 감상하기 좋다.
매트리스와 침구류는 회색 프레임에 맞춰 깔끔하게 정돈됐다. 라텍스 베개를 포함해 매트리스당 베개 5개가 제공된다. 옥색과 청록색을 중심으로 꾸며진 객실은 침대와 가구 모두 곡선감을 살려 편안함이 느껴졌다. 쏠비치 남해 관계자는 "남해의 옥색과 심해의 청록색, 남해 윤슬의 곡선미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천연 대리석과 돌가루를 혼합한 페인트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최상급 호텔 객실인 '프레지덴셜 스위트 풀 오션'은 109.72㎡(약 33평) 규모다. 7~8인이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개인 수영장이 딸려있다. 6명이 앉을 수 있는 식탁, 의자와 개인 수영장이 마련된 테라스는 남해와 설리 해수욕장을 향해 배치했다. 복층과 단층 두 개 타입의 이 객실은 회원권을 가진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빌라'는 전 객실이 독채로 이뤄졌다. 독립형 구조로 설계돼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 1층부터 6층까지 이어진 빌라는 전 객실에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와 스파가 마련됐다. 1층 빌라 객실(14실)에는 개인 전용 수영장이 있다. 하나뿐인 147.60㎡(약 45평) 규모의 최상급 빌라 객실 '빌라 루나 풀 오션'은 모든 동선에서 가장 먼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층고가 높아 객실에 들어서자마자 개방감이 느껴졌다. 테라스에는 남해의 수평선과 맞닿은 개인 수영장이 있고, 욕실에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즐길 수 있는 자쿠지를 설치했다.
사계절 스케이트장·인피니티풀까지 즐길 거리 풍성
쏠비치 남해는 부대시설로 사계절 즐길 수 있는 야외 스케이트장 '아이스비치'를 갖추고 있다. 정가 기준 대인 3만5000원, 소인 3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이 시설은 물과 전기를 사용하는 일반 아이스링크와 달리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는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패널 소재로 바닥을 제작했다. 실제 빙상과는 50%가량 유사한 마찰력을 구현했고, 빙질감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시간 간격으로 정비를 진행한다.
김덕원 소노인터내셔널 호텔앤리조트부문 한국남부 총괄임원은 "아이들이 스케이트 날에 손이 베이거나 머리를 다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출입구에서 장갑과 헬멧 등의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며 "플라스틱으로 이뤄진 바닥이기 때문에 윤활제 도포량을 섬세하게 조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남해 수평선과 이어진 수영장 '인피니티풀'도 있다. 작은 섬과 녹음이 내려앉은 산세를 볼 수 있어 포토존으로 제격이다. 이 밖에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을 위해 영유아를 위한 '키즈풀'과 '패밀리풀', 부녀와 모자를 위한 샤워실도 각각 마련됐다. 인피니티풀 내 '풀사이드 스낵&바'에서는 간단한 간식과 음료, 주류 등을 판매한다. 수영장과 연결된 사우나도 있다.
제철 식재료와 남해 유자 등을 활용한 식음료 매장은 7곳 운영한다. 대표적으로 호텔 3층에 위치한 '메리디오네 베이커리&카페'에서는 남해에서 영감을 얻은 '설리 비치' '남해유자 에메랄드 비치' 등 개성 있는 칵테일과 이탈리아의 감성을 담은 '로마노 에스프레소' 커피 등을 맛볼 수 있다. 야외 별관에 위치한 '비스트로 게미'는 남해의 석양과 절경을 감상하며 2만원대 안주를 즐길 수 있는 미식 공간이다. 쏠비치 남해 관계자는 "게미는 호남과 영남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으로 감칠맛을 뜻한다"며 "남해의 고유한 지역인 다랭이논에서 착안해 계단식 구조로 공간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쏠비치 남해는 정식 개장을 앞두고 경남 최초 5성급 호텔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원 3분의 2 이상을 남해 주민으로 채용했고, 향후에도 지역민을 우대할 방침이다. 인근 어민들과 협업한 식음료 메뉴도 구상하고 있다. 타지역에서도 신규 시설에 관심을 보여 이미 오는 8월 중순까지 객실 예약이 끝났다. 김 총괄임원은 "451실이 만실을 기록하면 하루 평균 2500~3000명가량 입실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대시설만 이용하는 고객들까지 합치면 연간 60만~110만명이 이곳을 방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