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 수수료 인하 '상생요금제' 뜯어보니
매출 따라 차등 인하 골격은 같지만… 구간 산정 방식 등 차이
배달 앱 시장 1, 2위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지난해 합의한 상생 요금제 시행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행 9.8%의 수수료를 인하해 매출에 따라 2.0%~7.8%로 차등 적용한다는 큰 골격은 같다. 하지만 구간 산정 방식과 신규 입점 업체 적용 수수료 등에서 차이가 있다. 첫 시행인 만큼 어떤 방식이 상생협의체의 취지에 부합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각 업체는 시행 과정에서 입점 업체의 의견을 청취해 향후 운영에 반영할 계획이다.
21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현재 배민 입점업체들은 ‘배민셀프서비스’를 통해 상생 요금제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 배민은 오는 26일부터 매출 상위 35% 이내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를 각각 적용하기로 했는데 입점업체들이 어떤 구간인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지난 19일부터 안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의 차등 수수료 구간 산정 방식은 3개월 내 배민1플러스를 하루 이상 이용한 업주를 대상으로 일평균 배달 매출을 계산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의 매출에 따라 구간이 정해졌고 이는 5월까지 적용된다. 다음 구간 분류는 2월부터 4월까지의 매출을 기준으로 5월 중 정해지고 이를 6월부터 8월까지 적용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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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4월부터 배민과 동일한 요율의 상생 요금제를 시행하는 쿠팡이츠는 이를 월매출 환급형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은 월 기본 중개이용료 7.8%를 적용하고 매월 1일부터 말일까지 실제 월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생요금제 구간을 산정, 차액을 다음 달에 환급하는 방식이다. 쿠팡이츠 입점업체의 경우 시행 후 한 달 뒤인 5월 환급이 이뤄질 때 어떤 구간에 속하는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신규 입점 업체가 어떤 구간으로 들어가는지도 양사가 다르다. 배민은 우선 기본 구간인 7.8%를 적용하고 다음 구간 산정 기간에 반영한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환급 방식이기 때문에 월 중간에 입점하더라도 실제 매출을 그대로 반영해 구간이 산정된다.

업주들 갑론을박… "상생안 취지 맞도록 개선해 나가야"
입점업체를 포함해 업계의 의견은 분분한 상황이다. "쿠팡이츠의 사후 페이백 방식은 업주들이 환급 금액을 포함한 판매 매출을 한 달 뒤 알게 돼 손익 등을 파악하기에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배민의 3개월 단위 산정은 매출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달에 그에 맞는 상생요금제 구간 반영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신규 입점업체의 경우에도 "배민에선 가장 높은 수수료로 시작해 불리하다"는 의견과 "쿠팡이츠는 월 중간에 입점하더라도 해당 월의 매출 합산 금액으로 구간이 산정되기 때문에 기존 업체 입장에선 신규업체가 하위 구간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불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혼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는 배달 플랫폼과 입점업체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각 업체는 시행 과정에서 면밀하게 의견을 청취해 상생안의 취지에 맞도록 운영 방식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