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된다" 日 라피더스 출자 기업 8곳→30곳…美 IBM도 참전

후지쯔·캐논·혼다 등 20여개 기업 참전
IBM 기술협력 이어 투자까지…"TSMC 의존도 낮추는 전략"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출자 기업이 기존 8곳에서 30곳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IBM도 투자를 예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은 라피더스에 대한 민간 출자액이 1600억엔(1조4905억원)을 넘길 전망이라고 5일 보도했다. 이는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라피더스는 당초 민간에서 1300억엔(1조2110억원)정도를 지원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위치한 라피더스 제조 거점 'IIM-1'. 라피더스.

일본 홋카이도 치토세시에 위치한 라피더스 제조 거점 'IIM-1'. 라피더스.


라피더스는 소프트뱅크, 소니, 키옥시아, NTT 등 일본 대표 대기업 8곳이 공동 출자한 회사다. 여기에 후지쓰, 캐논, 혼다 등 20여개 기업이 출자 의사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라피더스와 협의를 마쳤고, 연내 출자를 완료할 예정이다. 후지쓰의 경우 200억엔(약 1862억5800만원) 정도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주주인 NTT는 100억엔(약 931억2900만원), 도요타자동차는 40억엔(약 372억5000만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소프트뱅크와 소니 그룹은 각각 210억엔(약 1955억7000만원)을 투자해 최대 민간 주주로 올라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2024년 고성능 메모리 회사 '사이메모리'를 설립했는데, 여기서 생산한 메모리를 라피더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BM도 참전을 예고했다. IBM은 라피더스에 기술을 제공하는 핵심 협력사다. 닛케이신문은 "안정적인 반도체 양산을 위해 기술과 자본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만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닛케이신문은 라피더스가 성과를 보여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라피더스는 2024년부터 여러 기업에 출자를 타진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실적이 없는 라피더스에 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이후 라피더스는 자체 제작한 2나노미터(nm) 반도체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고, AI 반도체 칩을 연결하는 배선층 시제품도 공개했다.

주요 기업과의 협상에서는 경제산업성 담당자가 동석해 설득에 나섰던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라피더스를 통한 '반도체 국산화'를 국가 경제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프로젝트로 규정하고 있다. 이미 민간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도 지금까지 2500억엔(2조3277억원)을 들여 전폭 지원하고 있다. 한 출자 기업 관계자는 "우리는 최첨단 반도체가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국가사업에 협력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다만 출자 기업이 대폭 늘어나면서 오히려 의사결정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는 "30개 사 이상으로 참여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라피더스의 강점 중 하나였던 속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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