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 폐업한 유흥업소들이 방치돼 있다. 송보현 기자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유리창에는 먼지가 켜켜이 쌓여 있고, 일부는 깨진 채 방치돼 있다. 간판은 바랜 채 남아 있다. 한때 밤을 밝히던 골목은 낮에도 어둡다. 광주송정역 맞은편, 오래 방치된 유흥업소들이 모여 있는 이 구간은 '도시의 관문'이라는 말과 가장 먼 풍경을 오래도록 유지해 왔다. 이 일대는 과거 '일명 송정리 1003번지'로 불린 곳이다.
광산구가 이 골목 정비에 착수한다. 역 광장 확장과 맞물린 유흥시설 정비 사업으로, 노후 건축물 11개 동을 철거한 뒤 지평식 주차장과 쌈지쉼터를 조성하는 내용이다. 주차장 규모는 연면적 900㎡(35면), 쌈지쉼터는 585㎡다.
광산구에 따르면 이 일대는 1950년대 교통·군사 요충지 배후지로 형성된 뒤 유흥가로 고착됐다. 집창촌(집결형 유흥가) 오명과 함께 송정역 앞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는 부정적 낙인도 따라붙었다.
이후 2004년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과 2005년 화재 참사 등을 거치며 업소가 쇠퇴·소멸했지만, 맞은편 골목에는 20년 이상 방치된 폐업 유흥업소 노후 건물이 남아 붕괴 위험과 쓰레기 투기 등이 반복적으로 지적돼 왔다.
광주 광산구가 제시한 광주송정역 맞은편 폐 유흥가 정비 전 현황. 이른바 ‘송정리 1003번지’로 불린 유흥시설 밀집 지역의 현재 모습이 담겨 있다. 광산구 제공
도시재생사업 등 개선 시도도 있었지만, 상가 소유주 참여 등 실행 동력이 확보되지 않으면서 장기간 슬럼화 상태로 방치됐다는 게 광산구 설명이다.
또 광산구 요청으로 일부 토지가 광주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개발 사업 대상지에 포함됐으나, 대다수 유흥업소 상가는 제외돼 별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사업 기간은 올해 2월부터 2029년 12월까지다. 대상지는 송정역 건너편 유흥시설 밀집지역으로, 토지보상 15필지, 노후건축물 철거 11동, 주차장과 쌈지쉼터 조성이 포함된다. 총사업비는 66억원(주차장사업특별회계)이다. 광산구는 정비에 앞서 대로변을 중심으로 야간 조명 설치와 전시 연출 등을 통해 가로 환경 개선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 광산구가 제시한 광주송정역 맞은편 폐 유흥가 정비 이후 구상도. 노후 건축물 철거 뒤 주차장과 쌈지쉼터 조성 계획이 담겨 있다. 광산구 제공
광산구는 주차장과 쌈지쉼터 조성 이후 주간에는 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저녁·주말에는 청년·지역 상인이 참여하는 장터·포장마차 등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쌈지쉼터는 거리 공연·전시 등 문화예술 거점으로 운영하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광산구가 정리한 추진절차에는 전체 소요기간 단기 26개월~장기 50개월로 제시돼 있다. 1단계(단기 20개월~장기 44개월)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및 실시설계(약 6개월),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지방재정 투자심사·공유재산심의·공유재산관리계획 의회 승인, 도시계획시설(주차장) 결정(약 6~18개월), 실시계획인가 및 토지보상·철거(약 8~20개월) 순이다. 2단계(주차장+쌈지쉼터 조성)는 약 6개월로 잡았다.
다만 사유지 매수가 어려운 경우 수용을 위해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필요할 수 있고, 절차 과정에서 시설결정 취소 행정소송 우려가 제기된다. 토지·지장물 보상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수용재결(지방토지수용위원회·중앙토지수용위원회)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도 예상 문제점으로 적시됐다.
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동 광주송정역 맞은편 골목에 폐업한 유흥업소 건물 유리창에 먼지와 파손 흔적이 남아 있다. 송보현 기자
광산구는 이번 정비 필요성으로 ▲광주 관문 이미지 훼손 ▲범죄·안전 취약지대 상존 ▲KTX 투자선도지구(상업지역) 조성에 따른 도시공간 변화 대응을 제시했다. 부서 검토의견에는 KTX 증편 및 SRT 통합에 따른 역 이용자 증가, 투자선도지구 조성에 따른 역세권 변화에 대비한 선행조치로 주차장 조성이 타당하다는 판단이 담겼다.
기대효과로는 장기 방치 유흥건물 정비를 통한 도시 안전 문제 해소와 주차 편의시설 제공, 1913 송정역시장 주변 상권 이용자 편의 개선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특색 있는 공간 활용을 통한 도시인지도 향상 등을 들었다.
박병규 광산구청장은 "광주 방문객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공간의 현실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선제적, 전략적 정비로 광주송정역 맞은편 공간을 시민이 머물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