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공습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국제 유가와 금값이 급등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21달러(3.49%) 오른 배럴당 65.42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틀 연속 상승하며 연일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란 테헤란의 한 상점에서 한 남성이 금을 구매하며 리알화를 세고 있다. 이란(테헤란)=AFP 연합뉴스.
같은 날 글로벌 원유 가격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도 전장 대비 3.4% 오른 배럴당 70.71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기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말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지정학적 긴장감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도 동반 상승했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5500달러 선을 넘어섰다. 이날 금값은 장중 5595.44달러까지 오르면서 최고치를 새로 찍었다.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반락하기도 했으나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된 것이 상품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시위에 언제든 개입할 수 있다고 언급해왔으며, 실제로 최근 며칠 사이 대규모 병력을 중동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거대한 함대가 이란을 향해 이동 중"이라며 "에이브러햄 링컨 항공모함을 앞세운 함대는 베네수엘라에 보냈던 것보다 더욱 큰 규모"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BBC는 "최근 미군의 중동 지역 병력 증강 추이를 추적한 결과 최소 15대의 전투기가 요르단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중동 지역에 새로 도착한 수십 대의 수송기와 급유기를 확인했고, 드론과 정찰기가 이란 영공 근처에서 작전 중인 모습을 포착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백악관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어떠한 임무도 수행할 준비가 됐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의 압박에 이란이 인접국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하루 산유량의 20%인 2000만배럴이 유조선으로 수송되는 곳으로, 봉쇄될 경우 공급망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 가능성으로 원유 가격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배럴당 3~4달러 상승할 수 있다"며 "긴장 고조 시 언제든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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