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하철 객실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승객의 모습이 공개되며 시민 공분을 사고 있다.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해마다 1000건 안팎에 달하지만, 이를 명확히 금지하거나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는 실정이다.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지하철 객실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영상이 확산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승객 A씨는 "라면 냄새가 객실 안에 퍼졌고, 한 손으로는 휴대전화를 보며 다른 손으로 라면을 먹고 있었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 장면은 지난 27일 인천지하철 1호선에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학생으로 추정되는 승객이 지하철 객실 안에서 컵라면을 먹는 영상이 확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문제의 승객은 탑승 직후부터 내릴 때까지 약 2~3분가량 라면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공공장소에서는 예절을 지켜야 한다"는 반응이 잇따라 나왔다. 또 유튜브 영상 소리를 크게 틀어놓은 초등학생, 햄버거를 먹던 커플, 치킨을 같이 먹자고 하던 할아버지 등 자신들이 겪은 '지하철 빌런' 사례를 공유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한 승객이 좌석에 앉아 보쌈과 김치 등 음식을 먹는 사진이 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당시 이 승객은 음식물을 열차 바닥에 흘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교통공사가 윤영희 서울시의원(국민의힘·교통위원회)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하철 내 음식물 취식 관련 민원은 △2021년 1009건 △2022년 620건 △2023년 833건 △2024년 907건 △2025년 9월까지 828건으로 집계됐다. 민원 대상은 김밥·순대·김치 등 냄새가 강한 음식부터 컵라면, 만두, 오징어, 감자튀김, 도시락, 캔맥주까지 다양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서울지하철 2호선에서 한 승객이 좌석에 앉아 보쌈과 김치 등 음식을 먹는 사진이 SNS에 퍼지며 논란이 일었다. SNS 갈무리
열차 내에서 소주·맥주·막걸리 등을 마시며 소란을 일으켰다는 민원도 다수 접수됐다. 일부 민원에는 "냄새 때문에 구역질이 난다", "아이와 함께 탔는데 너무 괴롭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윤 의원은 "버스 내 취식 금지 역시 초기에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민 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며 "지하철도 시민 여론을 폭넓게 수렴해 음식물·주류 취식을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등 지하철 운영업체들은 열차 내에서 음식을 먹는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행 서울교통공사 여객운송약관 제34조는 '불결하거나 악취로 불쾌감을 줄 우려가 있는 물건'의 반입을 제한하고 있으나, 음식물 취식 자체를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은 없다. 이로 인해 현장 직원들이 제지하더라도 권고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면 서울시는 2018년 시내버스 내 음식물·음료 섭취를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해 현재 제도가 정착한 상태다.
이 가운데, 해외 주요 도시들은 이미 강력한 제재를 시행 중이다. 싱가포르는 지하철 내 음식물 섭취 시 최대 500싱가포르달러(약 50만 원), 홍콩은 최대 2000홍콩달러(약 35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지하철 내 취식 문제에 대해 시민 불편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만큼, 관련 제도 개선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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