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이 6000억 쓸어담은 셀트리온, 비결은 역대급 실적·해외IR

반도체·조방원 중심 선별적 매수 와중
셀트리온, 바이오기업서 독보적 外人 매수세

제약·바이오 대장주 셀트리온 을 향한 러브콜이 거세다. 최근 한국 주식 시장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흐름이 '선별적 매수'로 전환되는 가운데, 올 들어서만 외국인 자금이 6000억원 넘게 유입되며 수급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반전의 배경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라는 펀더멘털(근본 경쟁력)과 더불어 글로벌 투자자와의 접점을 대폭 넓힌 '해외 IR(투자자 소통)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연합뉴스

외국인, 한 달 새 6225억 '사자'…실적으로 우려 씻어

29일 한국거래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셀트리온에 유입된 외국인 누적 순매수 규모는 약 6225억원을 기록,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62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날 하루에만 셀트리온 주식 23만83주(약 496억원)를 순매수하며 물량을 싹쓸이했다. 업계는 이 같은 고강도 매수세가 단순한 저가 매수 유입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실적 턴어라운드(실적 성장세 전환)와 적극적인 IR 행보가 맞물리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셀트리온을 '단기 트레이딩' 대상에서 '장기 보유' 종목으로 재평가하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셀트리온은 합병 이후 일각에서 제기된 수익성 둔화 우려와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한동안 외국인 매도세에 시달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건 지난해 연말 발표된 실적이었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4조1163억원, 영업이익 1조165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전망치)를 상회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6.9%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수익성 우려에 마침표를 찍었다.

外人이 6000억 쓸어담은 셀트리온, 비결은 역대급 실적·해외IR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바이오시밀러 수익을 기반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며 "개발부터 판매까지 직접 수행하는 '수직계열화'와 최근 미국 생산시설 인수 등도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라고 평가했다.



"지역별로 쪼개고 만났다"…IR 조직 개편의 힘

이러한 펀더멘털의 개선이 외국인 수급으로 직결된 데에는 셀트리온의 전략적 IR 활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셀트리온은 2024년부터 해외 IR 조직을 ▲북미 전담팀 ▲아시아 및 유럽 전담팀 등 2개 체제로 확대 재편했다. 상장사 중 지역별로 IR 조직을 세분화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다.


지역별 투자자 성향을 정밀 분석해 '맞춤형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전략은 적중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최대 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와 제프리스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 등 주요 행사는 물론 홍콩, 싱가포르, 런던, 뉴욕 등 금융 거점을 돌며 릴레이 로드쇼(NDR)를 진행했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김현민 기자

인천 송도 셀트리온 2공장 전경. 김현민 기자


최근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인천 송도 캠퍼스로 초청해 생산 시설을 공개하고 경영진이 직접 설명에 나서는 등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AI로 '큰손' 찾는다…IR 고도화 예고

셀트리온은 현재의 수급 개선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투자자 저변을 더욱 넓힌다는 계획이다. 기존 홍콩, 뉴욕 등 전통적 금융 허브를 넘어 북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등 숨은 '큰손'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기반 분석을 도입, 지역별 자금의 성격과 운용 전략을 분류하고 셀트리온의 성장 로드맵에 부합하는 잠재 투자자 풀(Pool)을 새롭게 정의하기로 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외국인 매수세는 견조한 실적과 맞춤형 커뮤니케이션이 시너지를 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AI 분석 등을 통해 잠재 투자자를 적극 발굴하고, 해외 IR 전략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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