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경찰청 전경. 순천시 제공
전남 순천 풍덕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 폭행 사건을 수사했던 순천 경찰 간부 A씨가 최근 진급 대상자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며 경찰의 부실수사 책임과 인사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23년 2월 28일 순천시 연향동 풍덕도시개발조합 회의 도중 발생했다. 조합 운영 비리 의혹을 둘러싼 논쟁 과정에서 신체 접촉이 있었고, 당시 조합 대의원이던 B씨는 자신이 일방적인 피해자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현장 CCTV 확보나 다수 목격자 조사 등 기본적인 사실 확인 절차 없이 사건을 '쌍방 폭행'으로 판단해 B씨를 피의자로 입건했고, 검찰은 이를 토대로 약식기소했다.
정식 재판에서 법원의 판단은 경찰 수사와 정반대였다. 재판부는 경찰이 전제로 삼았던 '쌍방 폭행' 판단을 전면 부정하며 무죄를 선고했고,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판결은 확정됐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 B씨의 물리력 행사는 회의장을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에 불과하며 공격의 의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법원이 수사의 오류를 명확히 판단했음에도 해당 사건을 담당한 순천 경찰서 소속 A 경감에 대한 감찰이나 징계 조치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순천경찰서 소속 A 경감은 최근 진급 대상자로 분류돼 승진 심사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판결로 경찰 수사의 부실성과 판단 오류가 확인됐음에도 인사상 불이익은커녕 승진 대상에 오르는 현실을 두고 "수사는 틀려도 책임은 없다"는 경찰 조직의 구조적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관련자들은 "충분한 조사 없이 쌍방 폭행으로 사건을 정리해 시민을 형사 피의자로 만든 수사가 법원에서 전면 부정됐음에도, 그 책임자가 아무런 검증 없이 승진 심사를 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역 시민사회 역시 "이 같은 인사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제2·제3의 억울한 피해자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순천 경찰과 전남경찰청 차원의 책임 있는 설명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무고한 시민이 2년 가까운 법정 다툼 끝에 누명을 벗은 이후에도, 수사 실패에 대한 책임은 어디에도 남지 않은 채 인사 절차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경찰 조직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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