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조 원 금맥 터진다" 소식에 우르르…'1천억 베팅' 쏠린 금광

금값 랠리에 남아공 금 채굴 산업 되살아나
6조5000억원 규모 금 생산 추산

국제 금값이 온스당 5100달러(735만원)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침체됐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금 채굴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하에 놓인 금괴 모습을 AI로 추출한 이미지.

지하에 놓인 금괴 모습을 AI로 추출한 이미지.


26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년간 불법 채굴자들이 드나들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외곽의 한 부지가 15년 만에 새 지하 금광으로 재탄생했다"며 "사상 최고 수준의 금값이 전 세계 금 생산 확대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은 그동안 '자마 자마(zama zama)'로 불리는 불법 채굴자 수백 명이 망치와 끌을 들고 손으로 판 터널에서 금을 캐던 곳이었다. 현재 이곳은 호주 광산업체 웨스트 위츠 마이닝(West Wits Mining)이 운영하는 '칼라 섈로즈(Qala Shallows)' 금광으로 탈바꿈했다.


이 광산에는 약 1억달러(약 1444억원)의 투자금이 투입됐다. 작업자들은 안전모와 비상 호흡 장치를 착용하고 첨단 시추 장비를 사용한다. 광산에선 지난해 10월 첫 금 회수를 시작했으며, 현재 시가 기준으로 총 45억달러(약 6조4976억원) 이상의 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값 고공 행진…금광 수익성↑

최근 전 세계 광산업체들은 휴·폐광 재가동과 기존 광산 확장,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금값 상승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면서 업계 전반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S&P 글로벌 에너지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금 탐사 예산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615억 달러(약 89조원)에 달했다.


세계 최대 금 생산업체 뉴몬트는 지난해 10월 가나의 아하포 노스(Ahafo North) 광산을 상업 생산 단계에 올렸다. 2위 업체 배릭 마이닝은 올해 미국 네바다주 포마일(Fourmile) 프로젝트의 지하 개발을 시작할 예정이다.

외면받던 남아공 금광 재조명…"전통 산업에 생명력"

남아공에서도 금값 상승이 침체된 산업에 숨통을 틔우고 있다. 남아공은 20세기 대부분 기간 동안 세계 금 생산 1위 국가로, 인류 역사상 생산된 금괴와 장신구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을 공급했다. 그러나 투자 유치 부진 등으로 2007년 이후 생산 순위는 12위까지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노후화되고 지하 깊숙이 위치한 남아공 광산을 위험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으로 인식해 왔다. 노동조합의 영향으로 근로자들의 임금이 크게 오른 데다 낮은 기계화 수준으로 채굴 비용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값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칼라 섈로즈는 현지 은행과 개발금융기관, 미국 광산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또 이 광산은 요하네스버그 도심에서 불과 약 16㎞ 떨어져 있고, 상대적으로 얕은 구조가 강점이다. 현재 채굴 깊이는 약 60m 수준이며, 최종 목표 깊이는 약 850m로 남아공 최심부 광산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광산 내부에서는 두 명씩 팀을 이룬 작업자들이 고압수를 분사하는 수압 드릴로 암반을 뚫는다. 손익분기점은 온스당 1291달러(186만원)로, 더 깊고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되는 대형 광산보다 낮다.


현재 약 200명 규모인 광산 인력은 연말까지 4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WSJ은 "칼라 섈로즈의 생산량만으로 산업 판도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기록적인 금값이 전통 산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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