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36주 낙태' 병원장에 징역 10년·산모 징역 6년 구형

검찰, 병원장·집도의·산모 모두 실형 구형
산모 측 "살인 고의 없었다" 부인

검찰이 임신 36주차 태아를 낙태 수술 명목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산부인과 병원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수술을 의뢰한 유튜버 산모에게는 징역 6년이 구형됐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아시아경제DB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아시아경제DB


검찰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병원장 80대 윤모 씨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11억516만원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집도의 60대 심모 씨와 산모 20대 권모 씨에게는 각각 징역 6년을, 환자를 알선한 브로커 2명에게는 징역 1년 6개월∼3년과 추징금 3억1195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의료진에 대해 "현행법의 공백 상태를 이용해 태아의 생명권을 침해한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산모 권 씨에 대해서는 "태아가 사산된다면 의료진에게 사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마땅한데 전혀 묻지 않았다"며 "수술 뒤 태아의 사망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피고인 측은 살인의 고의성을 강력히 부인했다. 병원장 측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평생 생명을 맞이하는 자리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며 고령인 점과 건강 상태를 고려해 선처를 호소했다.

산모 측 역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면 전 세계가 보는 유튜브에 영상을 올릴 이유가 없다"며 "임신·출산 지원 체계의 부재 등 제도적 공백 속에서 피고인도 피해자"라고 반박했다.


이어 "형법상 살인죄 구성요건이 성립하지 않아 무죄"라며 "유죄라 하더라도 낙태 수술한 산모 누구도 살인죄로 처벌받지 않은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씨와 심 씨는 지난 6월 임신 36주차였던 권 씨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시행한 뒤, 태아를 준비된 사각포에 담아 냉동고에 넣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윤 씨는 진료기록부에 산모 상태를 허위로 적고 사산 증명서를 조작해 발급한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윤 씨는 병원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2022년 8월부터 지난 7월까지 브로커를 통해 낙태 환자 527명을 소개받고 약 14억6000만원을 챙겼다고 파악됐다.


재판부는 3월 4일 오후 이들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릴 예정이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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