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침 최저 기온이 영하 13도로 떨어지는 한파가 찾아와도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인 사람이 있다면 특정 질환이 있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철분 결핍성 빈혈 환자의 60% 이상이 얼음 중독 현상을 보였다. 철분 결핍성 빈혈은 체내 적혈구 생성에 필요한 철의 양이 적어 혈색소가 정상 수치보다 낮은 경우를 말하는데, 얼음을 씹을 때 느끼는 오한이 뇌에 산소를 공급하는 혈액을 증가시켜 빈혈 환자가 증상이 완화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이 빈혈 환자들에게 철분을 보충하자 얼음을 더 이상 먹지 않았다.
얼음을 찾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탈수 또는 구강 건조를 의심해볼 수 있다. 몸에 수분이 필요할 때 차가운 얼음을 먹으면 갈증이 더 잘 해소되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스트레스나 불안, 강박 성향이 얼음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트레스 상황을 겪을 때 긴장하게 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심장이 더 빨리 뛴다. 이때 차가운 감각이 긴장을 완화해주고 안정감을 줄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무언가를 씹는 행위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면 얼음을 깨 먹으면서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나려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별다른 원인 질환이 없어도 얼음을 많이 먹는 습관은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추운 날일수록 혈관이 수축하는데, 찬 음료를 마시면 위장관이 급격하게 수축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복통 ▲설사 ▲속쓰림 ▲위경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추운 날씨에 마시는 아이스 음료는 구강과 인후의 점막 면역력도 약하게 만든다. 이는 목 통증이나 인후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차가운 음료가 감기를 직접 불러오진 않더라도 면역력을 떨어뜨려 감기가 잘 걸리는 몸 상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얼음이 단단하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씹으면 미세 균열이 생길 수 있고 이미 충치 등이 있는 치아라면 금이 크게 번질 위험이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치의학 대학 치과 전문의들은 얼음 씹기가 턱관절(측두하악관절)에 과도한 압력을 가해 통증이나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추운 날씨에도 아이스 음료를 먹어야 한다면 반드시 공복 상태는 피하고 하루 1회로 제한해야 하며, 미지근한 물과 번갈아 마시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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