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9시20분 기준 코스피는 전일 대비 55.61포인트(1.12%) 오른 5008.14를 기록했다. 전일 5000선을 돌파했으나 오후 들어 5000선이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하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5000선 안착에는 실패한 바 있다. 코스피는 이날 장 초반 5000선을 재돌파하며 안착을 시도했다.
코스피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부터 장을 이끌어온 반도체주 대신 다른 주도주로 매수세가 몰리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35.75%에 달하는 만큼 통상 두 종목이 하락하면 코스피도 약세를 보인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 각각 0.86%, 1.47% 하락했지만 코스피는 1.47% 상승했다. 미국 기술주 약세로 반도체주가 숨 고르기를 하는 시기에 자동차와 로봇주로 매수세가 옮겨붙은 것이 주효했다.
이에 삼성증권은 현대차의 목표주가를 기존 65만원에서 85만원으로 상향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역할이 로봇의 행동 데이터 제공을 넘어 AI 훈련을 실증하고, 로봇을 생산하는 주체임을 확인했다"며 "2026년은 로보택시 상용화를 시작으로, 피지컬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개화되는 시기다. 가시화된 성장성을 놓치지 말고 따라가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다만 전날 현대차 주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주가가 3.6% 하락했다. 외국인이 현대차를 1조103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로봇 산업이 증시에서 핵심 테마로 부상하자 이차전지에도 다시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서 정책 환경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에 대한 기대감이 최근 전고체 전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번지며 관련주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면서 "로봇에 대한 기대감 외에도 계절적으로 미래 기술을 선보이는 인터배터리(3월11~13일) 행사를 앞두고 1월 말부터 주가가 선제적으로 상승했던 경우가 많아 시기적으로도 전고체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로봇과 데이터센터 등으로 이차전지주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로봇향 배터리는 대당 사용량이 크지 않지만 교체용 배터리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의미있는 시장으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또한 로봇 내에서 배터리 비중이 매우 낮은 반면 안전성, 에너지 밀도, 수명 등 요구 사항은 높아 고성능 배터리 사용 니즈가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뿐만 아니라 원통형 배터리 기반 배터리백업유닛(BBU) 등 데이터센터향 배터리 출하 성장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도주들의 순환매 장세로 코스피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000선 도달은 한 번의 테마로 달성된 목표치가 아니다"며 "관세 리스크 완화→반도체 가속→산업재 확산 및 자동차 신규 프레임으로 이어진 구조적 상승 결과물이다. 이 구조는 이후 국면에서도 단일 업종에 집중된 폭등이 아니라 기존 상승 엔진들의 새로운 역할 분담과 새 후보 가세를 통해 지수 레벨업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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