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과 합당을 전격 제안한 뒤 더불어민주당 당내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당내 숙의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당 지도부나 중진들까지 반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혁신당의 합당은 이렇게 급작스럽고 일방적으로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당의 진로와 정체성, 당원 주권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임에도 당원과 의원들은 물론 최고위원들조차 사전에 의제 공유나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6.1.22 김현민 기자
이 최고위원은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의 합당 추진은 전략적 실익조차 불분명한 반면, 당내 혼란과 중도층 이탈 등 정치적 부담만 키울 우려가 크다"며 "그동안 여야 구도에서 우리와 연대 가능한 야당이 있음으로써 국민의힘의 몽니 정치에 맞서 원활한 원내 정치를 도모해 왔는데, 그러한 역할을 하던 혁신당을 여당으로 흡수할 경우 보수대결집의 계기만 제공함으로써 일대일 구도의 악습이 재현되고 다양성이 사라져 정치 개혁의 흐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정 대표의 정치적 목적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이 당의 미래보다는 당대표 개인의 정치 일정, 특히 연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당의 중대사를 특정 개인의 권력 구도와 연계해 추진한다면, 이는 민주당이 오랜 시간 지켜온 민주주의와 당원 중심 정당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도 정 대표의 합당 제안과 관련해 "오늘 9시 30분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까지 합당 제안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깊은 자괴감과 함께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전에 정해놓은 9시 50분 기자회견을 불과 20분 앞두고 열린 오늘 회의는 논의가 아니라 당대표의 독단적 결정 사안을 전달받은 일방적 통보의 자리였다"며 "당대표는 본인의 결단이라고 했지만,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지도부 논의 과정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됐다"며 "당원 동지들과 함께, 무너진 원칙과 신뢰를 반드시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당원이 주인인 정당'을 내세워 1인 1표제를 추진하면서, 정작 당의 중대한 의사결정에서 당원을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자기모순"이라며 "즉각 당원들의 총의를 확인하는 공식적, 민주적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한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지방선거 준비로 당내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준비중이고, 일찌감치 선거 구도가 자리 잡아 가는 지역들도 있다"며 "통합 추진 과정에서 이견으로 인한 당내 갈등이 커지거나, 혁신당과의 나눠먹기 논란이 일어날 경우 득보다 실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당과의 합당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면, 지방선거 이후에 추진해도 늦지 않다"며 "오늘 발표가 교각살우의 우가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우려했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도 "합당은 매우 중요한 큰 문제이기에 더욱 민주적 토론과 의견 취합 절차가 전제되어야 한다"며 "충분한 논의와 민주적 절차가 전제되지 않은 합당 절차 진행에 반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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