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첨단 인공지능(AI)용 반도체를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수출할 때 의회가 제동을 걸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게 됐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AI 감시 법안(AI Overwatch Act)' 심사·수정(markup) 절차를 통과했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다.
이 법안은 브라이언 매스트 하원 외교위원장이 지난달 발의했다. 적대국이 군사용 등 미국에 해로운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AI 반도체 수출에 대한 의회의 감독 권한을 강화한다는 게 법안 골자다.
법안은 성능이 특정 기준을 상회하는 AI 반도체를 중국·쿠바·이란·북한·러시아 및 마두로 정권하의 베네수엘라에 수출할 경우 건별로 상무부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상무부가 수출을 승인하기 최소 30일 전에 소관 의회 상임위에 관련 정보를 제출하도록 했으며, 의회가 정보를 검토한 뒤 수출을 금지하는 합동 결의안을 채택할 경우 상무부가 수출을 승인하지 못하도록 했다.
매스트 위원장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허용한다고 밝힌 뒤 법안을 발의했다. 당초 H200은 국가 안보 우려에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국 수출이 사실상 금지됐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판매액의 25%를 받는 조건으로 수출통제 규정을 완화해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할 길을 열어줬다.
매스트 위원장은 엔비디아 같은 기업들이 첨단 AI 반도체를 알리바바와 텐센트처럼 중국공산당을 위해 활동하는 기업들에 팔려고 한다면서 "이 법안은 매우 단순하다. 이건 미국의 첨단 AI 반도체가 중국공산당 간첩의 손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법안은 압도적 지지로 외교위를 통과했다. 찬성표를 던진 위원은 42명이며 반대는 2명에 불과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을 총괄하는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가 법안 통과 저지를 위한 온라인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진행됐다. 색스는 트럼프 반대론자들과 버락 오바마 및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방해하기 위해 법안을 기획했다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에 공유하고서는 "정확하다"라고 적었다.
그는 또 챗봇 '클로드'를 운영하는 AI 기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하며 "그가 이 사안을 밀어붙이기 위해 바이든 행정부 출신 전직 참모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매스트 위원장과 일부 의원들은 이런 온라인 공격에 반감을 드러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공화당 마이크 맥콜 하원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반도체 칩 판매로 이익을 얻을 당사자들로부터 수백만달러의 자금을 지원받는 이해집단들이 있다"며 "이들은 이 법안에 맞서 SNS를 통한 캠페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