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액이 250조원을 넘어섰다. 높은 환율과 정부의 '국장 복귀' 회유책에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투자 열기는 아직 식을 줄 모르는 분위기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1718억달러(약 253조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미국 주식 보관액이 1635억달러(약 241조원)였음을 고려하면 보름 만에 83억달러(약 12조원)가 늘어난 셈이다.
미국 주식 보관액은 2022년부터 매년 증가 추세다. 2022년 말 442억달러(약 65조원)였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이듬해 680억달러(약 100조원)로 늘어난 뒤 2024년 1121억달러(약 165조원)로 폭발적으로 급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웃도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의 '미국행'이 계속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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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의 '최애 주식'은 역시 테슬라다. 지난 16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유액은 275억달러(약 41조원)로 미국 주식 중 1위다. 엔비디아(178억달러), 알파벳A(72억달러), 팔란티어(65억달러), 애플(42억달러)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이 뒤를 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33억달러)는 10위를 기록했다.
지수 추종 ETF(상장지수펀드)들도 포트폴리오 상위권을 차지했다. 나스닥 1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SRS 1'(39억달러),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뱅가드 SP 500 ETF SPLR'(37억달러)이 각각 보관액 7,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나스닥 1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34억 달러) 등 레버리지 ETF도 국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는 국내에서는 출시되지 않은 고위험·고배율 상품으로, 현재 금융당국은 이러한 레버리지 ETF를 국내 증시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국내에서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상품의 배수 한도를 2배로 제한했지만, 서학개미들이 이들 상품에 남다른 수요를 보이는 만큼 국내 증시로 자금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규제 개선에 착수한 것이다.
이 밖에도 당국은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을 매각한 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20%)를 1년간 한시적으로 면제해주는 방안도 내놓은 상태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RIA 정책의 효과로 인한 환입 자금 규모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에 우호적인 내용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서학 개미의 환류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환율보다 더 유의미할 수 있다"며 "특히 자금이 대형주와 지수형 ETF로 쏠린다면 체감 영향은 더욱 강력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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