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제2의 씨름' 되나…정부, 남북 공동 등재 추진

국가유산청, 차기 신청 종목 확정
北 선점 시도에 '공동 등재'로 급선회
'확장 등재'까지 투 트랙 전략 펼칠 듯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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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태권도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최종 목표는 남북 공동 등재다. 2018년 씨름 이후 8년 만에 남북이 문화유산으로 손을 맞잡을지 주목된다.


국가유산청은 최근 문화유산위원회 회의를 열고 차기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태권도를 선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오는 3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 사무국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북한의 빠른 행보와 무관치 않다. 북한은 2024년 3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 무술 태권도(Taekwon-Do)'라는 이름으로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현재 유네스코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결과는 올해 12월 중국 샤먼(廈門)에서 열리는 제21차 위원회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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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단독 신청 당시만 해도 "공동 논의는 없었다"며 선을 그었던 당국의 입장은 최근 급선회했다. 태권도가 한반도 고유 무예인 만큼, 남북이 제각각 등재할 경우 불거질 정통성 시비와 소모적인 외교전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2018년 '씨름'의 전례를 따르는 것이다. 당시 남북은 각각 씨름을 신청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유네스코의 중재로 사상 첫 공동 등재를 이뤄냈다. 당시 위원회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며 "평화와 화해를 위한 전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확장 등재' 방식이다. 심사가 임박한 북한이 먼저 등재하면, 이후 한국이 등재 대상을 확장하는 형식으로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씨름의 선례가 있는 만큼 공동 등재를 최우선으로 검토하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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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2001년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부터 2024년 '장(醬) 담그기'까지 인류무형문화유산 스물세 건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등재 심판대에는 '한지(韓紙) 제작의 전통 지식과 기술'이 오른다. 태권도의 등재 여부는 신청서 제출 뒤 심사를 거쳐 이르면 2028년경 판가름 날 전망이다. 다만 남북 공동 등재가 급물살을 탈 경우, 씨름 때처럼 패스트트랙(신속 처리)이 적용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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