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대전 이후 서방 진영을 지탱했던 '대서양 동맹'이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으로 붕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특별연설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1일 오전 8시 30분 다보스포럼에서 약 45분 동안 특별연설을 시작한다. 이번 방문은 재임 기간 중 세 번째 참석이다. 지난해 1월 두 번째 임기 시작 직후에 열린 WEF에서는 화상으로 연설했다.
이번 연설에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등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린란드를 두고 트럼프와 유럽 주요 국가 간의 갈등이 점차 격화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지속해서 드러내자, 지난 15일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은 그린란드에 정찰병 등 소규모 병력을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2월1일부터 위에 언급된 모든 국가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상품에 대해 1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6월1일부터는 관세를 25%로 인상하고, 미국이 그린란드를 완전히 매입하는 합의가 성사될 때까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적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내용 캡쳐.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EU는 맞불 작전을 검토하고 있다. '무역 바주카포'라고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도입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 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EU는 2023년 ACI를 법제화 했으나,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EU는 지난해 대미 무역 협상 때 미국을 상대로 159조원 규모의 보복관세를 검토하기도 했다.
이 같은 유럽의 강도 높은 대응은 다포스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조우 시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 역할을 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특별연설 하루 전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연설에 나선다. 그들은 이 자리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중요성을 강조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나토 동맹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극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EU의 갈등이 봉합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전·현직 관계자들까지 나서 안보 측면에서 그린란드 병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을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쉽게 물러설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 장관은 18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지도자들은 미국의 안전보장 우산 아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나 다른 나라가 그린란드를 공격한다면 우리는 (그 전쟁에) 끌려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골든돔(차세대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이고, 그는 올해와 내년을 넘어 북극에서 벌어질 수 있는 전투를 내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베센트 장관은 EU가 미국에 맞서 보복 관세를 검토하는 것에 관해 "무역 합의는 최종 완료된 것은 아니고, 비상 조처(추가 관세)는 다른 합의와 매우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이 보복 관세에 나설 경우 미국은 추가 관세로 맞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왼쪽)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같은 날 1기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았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대통령이 '무엇'을 이루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 이루려 하는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서 이루려는 '무엇'은 미국의 이익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다만 펜스 전 부통령은 "내 생각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나토 동맹국에 일방적 관세를 부과하면서 의문시되는 헌법 권한을 사용하는 것에 우려를 갖고 있다"며 "이를 (그린란드에) 군사적 침공을 위협한 것만큼 우려한다. 그 위협은 더는 논의되지 않는 것 같다"고 밝혔다.
다보스포럼은 매년 1월 스위스 겨울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의 대표들이 참석해 세계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올해는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이라는 주제 아래 분열된 세계를 연결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5가지 질문을 중심으로 포럼이 진행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반정부 시위 사태,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등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안에 관해 이야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올해 중간선거를 앞둔 만큼 지지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이 자리에서 주택가격 안정화 정책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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