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북동부 동굴에서 아라비아반도 지역에서 수십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치타가 자연적으로 미라화한 상태로 발견됐다.
16일 연합뉴스는 이날 과학 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실린 사우디아라비아 국립 야생동물보호센터 아흐마드 알-부그 박사팀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북동부 동굴에서 수백~수천 년 전 자연적으로 미라화된 뒤 발견돼 실험실에서 보존된 치타 머리 부분.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
연구팀은 2022~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북동부 도시 아라르 인근의 동굴 5곳에서 발견된 자연적으로 미라화한 치타 7마리와 치타 54마리의 골격 유해, 이들의 먹잇감으로 추정되는 동물들의 유해를 분석했다. 미라화한 치타 두 마리와 골격 유해 5마리에서 시료를 채취해 방사성 탄소(C14) 연대측정(기준 시점은 1950년)을 한 결과 가장 오래된 골격 유해는 4223±40년 전 개체였으며, 미라화한 두 마리는 각각 1871±45년 전과 127±40년 전 개체였다.
치타는 다섯 개의 아종이 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시아치타만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치타가 선사시대뿐 아니라 비교적 최근 역사 시기까지 아라비아에 존재했으며, 이들이 아주 오래전에 사라진 동물이 아니라 생태적으로 비교적 최근까지 이 지역 환경에 적응해 살았던 종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고대 DNA 추출 및 전장 게놈 분석으로 미라화된 치타 3마리의 완전한 유전체 서열을 추출해 분석한 130년 전 개체는 아시아치타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웠으나 더 오래된 1870년 전 개체와 4000년 전 개체는 서북아프리카치타와 유전적으로 가장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우디아라비아 북동부 동굴 발견 당시의 미라화된 치타. 과학저널 '커뮤니케이션스 지구 & 환경'
연구팀은 이 발견은 멸종위기 고양잇과 동물인 치타가 지역적으로 멸종되기 전에 아라비아반도에 최소 아시아치타와 서북아프리카치타 두 개의 아종이 살았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아라비아반도에 치타를 재도입할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타는 아프리카 대부분과 서아시아 및 남아시아에 걸쳐 서식했었지만, 현재는 과거 분포 범위의 9%에만 남아 있다. 아시아에서는 서식 범위의 98%가 감소했고 아라비아반도에서는 1970년대 멸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야생 아시아치타는 현재 이란에 10여마리만 남은 것으로 알려져 아라비아반도에 치타를 재도입하는 게 가능한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져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용 가능한 유전적 풀(pool)이 확대되면 멸종위기 동물의 재야생화 노력이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며 "이번 연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치타를 다시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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