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에 무너진 삭스 글로벌, 파산보호 신청

인수 합병 과정서 자금 조달 관련 부담 가중
CEO 교체에도 경영난 타개 실패
매장은 정상 운영 중

미국의 고급 백화점 체인 삭스피프스애비뉴와 니먼마커스의 모회사인 삭스 글로벌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산보호를 신청한 삭스피프스애비뉴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파산보호를 신청한 삭스피프스애비뉴 글로벌 플래그십 매장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FT에 따르면 삭스 글로벌은 전날인 13일 법원에 미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약 1억 달러(약 1500억원) 규모의 부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삭스 글로벌은 2024년 삭스피프스애비뉴의 모회사였던 HBC와 니먼마커스 그룹의 인수·합병으로 출범했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실적 부진을 겪던 두 백화점 회사가 손을 잡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합병 이후에도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27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근 최고경영자(CEO) 교체에도 나섰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파산보호 신청은 회사가 합병을 통해 명품 유통 강자로 도약하려 했던 '시기상조의 승부수'가 실패로 돌아간 뒤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북미 고급 백화점 업계는 명품 브랜드들이 직접 매장 확대에 나서고, 소비자들이 온라인 쇼핑으로 이동하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케어링(Kering) 같은 명품 그룹들은 백화점을 넘어서는 힘을 갖췄고, 대부분의 브랜드는 이제 직접 매장을 열어 유통 파트너와 경쟁한다며 삭스의 유산조차 부채와 구조적 산업 쇠퇴 앞에서는 방패가 되지 못했다고 적었다.

삭스 글로벌은 현재 삭스피프스애비뉴 매장 33곳, 니먼마커스 36곳, 버그도프 굿맨 2곳, 삭스오프피프스 77곳 등 매장을 운영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파산보호 신청 이후에도 모든 브랜드 매장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대의 변화에 몰락의 길을 간 백화점 기업은 삭스뿐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35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캐나다 백화점 업체 허드슨베이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바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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