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하나가 되다

재대구예천군민회 신년교례회
연대의 힘으로 예천의 내일을 말하다

지방 소멸과 지역 격차가 구조적 문제로 굳어지는 시대, 향우회는 더 과거를 추억하는 모임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과 정보를 잇고, 지역의 가능성을 외부로 확장하는 '비공식 네트워크'이자, 지방 경쟁력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축이다. 재대구예천군민회의 신년교례회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향우 조직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향우회가 여전히 ‘정서의 공동체’인 동시에,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실질적 네트워크임을 보여준다. 권병건 기자

향우회가 여전히 ‘정서의 공동체’인 동시에,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실질적 네트워크임을 보여준다. 권병건 기자

재대구 예천군 민회는 14일 오후 대구 웨딩비엔나 컨벤션홀에서 2026년 신년교례회를 열고, 새해 향우 사회의 방향과 고향 예천의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이날 행사에는 정하웅 재대구예천군민회장을 비롯해 이동환 사단법인 재대구경북도민회 회장, 김학동 예천군수, 강영구 예천군의회 의장, 김범일 전 대구광역시장 등 정·관·향우 인사와 회원 50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신년 인사를 넘어, '향우 사회가 지역 발전의 어떤 주체가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자리였다. 대구라는 대도시 공간에서 활동하는 예천 출신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향의 현재와 내일을 논의하는 모습은, 인구 이동 이후에도 지역 정체성이 어떻게 유지·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정하웅 회장은 신년사에서 "재대구예천군민회는 고향을 매개로 서로의 삶을 지지해 온 공동체"라며 "2026년에는 세대와 직역을 넘어 더 열린 소통과 실질적 연대로 한 단계 도약하는 군민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친목 중심의 향우회를 넘어, 역할과 책임을 갖춘 조직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왼쪽부터 이동환 재대구경북도민회 회장, 김학동 예천군수, 정하웅 재대구예천군민회 회장, 김범일 전)대구광역시시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권병건 기자

왼쪽부터 이동환 재대구경북도민회 회장, 김학동 예천군수, 정하웅 재대구예천군민회 회장, 김범일 전)대구광역시시장이 건배를 하고 있다. 권병건 기자


이동환 회장은 축사를 통해 예천 향우 사회의 결속력을 높이 평가하며, 광역 단위 향우 연대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재대구예천군민회는 경북 향우 단체 가운데서도 모범적인 연대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우회 간 협력이 지역과 고향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동 군수의 발언에서는 행정과 향우 사회의 관계 설정이 분명히 드러났다. 김 군수는 "도청 신도시를 중심으로 예천은 새로운 성장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멀리서도 고향을 응원해 주는 향우 여러분의 관심과 조언이 군정 추진의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는 향우 사회를 단순한 '외곽 지지층'이 아닌, 군정의 협력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영구 예천군의회 의장은 의회의 역할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예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행정과 의회, 그리고 향우 사회가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군의회는 군민과 향우의 목소리를 정책과 제도 속에 충실히 반영하는 가교 구실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정치의 한 축으로서 향우 여론을 의정에 반영하겠다는 메시지다.


김범일 전 대구시장은 격려사를 통해 향우들의 사회적 존재감을 짚었다. 그는 "이처럼 많은 예천인이 한자리에 모였다는 사실 자체가 군민 회의 저력"이라며 "예천 향우들은 대구 사회 곳곳에서 신뢰를 쌓아왔고, 이는 고향의 가치를 확장하는 중요한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내일을 논의하는 모습은, 인구 이동 이후에도 지역 정체성이 어떻게 유지·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권병건 기자

내일을 논의하는 모습은, 인구 이동 이후에도 지역 정체성이 어떻게 유지·확장되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권병건 기자


행사장을 찾은 향우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고향 이야기와 지역 현안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이는 향우회가 여전히 '정서의 공동체'인 동시에,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방향을 모색하는 실질적 네트워크임을 보여준다.


이번 신년교례회는 재대구예천군민회가 단순한 연례행사를 넘어, 예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집단적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고향을 잊지 않는 마음이 연대로 이어질 때, 향우 사회는 지역의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된다.





영남취재본부 권병건 기자 g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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