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셔틀 외교를 이어가기 위해 일본 '나라현'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다카이치 나에 일본 총리와 88분 동안 만나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해 확인을 위한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또한 중일 관계가 희토류 등 수출 금지 조치로 악화 일로인 가운데 한중일 소통·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대북 정책에 있어 긴밀한 공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반면 다카이치 총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등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일·한미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중국과 관계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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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3일 일본 나라현에서 열린 정상회담 이후 가진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국은 '조세이 탄광' 사고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을 추진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당국 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과거사 문제에서 작지만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낼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해당 합의에 대해 "한일 간 조율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조세이 탄광은 태평양 전쟁 당시 13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들이 강제 징용된 해저 탄광으로 1942년 탄광이 무너지며 일본인을 포함해 183명의 한국인과 일본인이 수몰된 장소다. 80여년이 지난 지난해 8월에서야 처음으로 유해가 발견됐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공조하겠다는 뜻을 같이했지만, 첨예한 중국과 관계에 대해서는 한일 간 온도 차가 확인됐다. 이 대통령은 언론발표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에 "동북아 지역의 한중일 3국이 최대한 공통점을 찾아 함께 소통하며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경제 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으로 상호 이익을 확보할 협력을 추진하고 관계 부처 간 논의를 진행해 가기로 했다"면서 "이 대통령과 공급망 협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라고만 설명했다. 중국의 희토류 등 수출 금지 조치로 악화일로에 있는 중일 관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면서, 한일 간 공급망 협력 강화를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다카이치 총리는 정상회담 자리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즉시 해결하기 위해 이 대통령이 강력한 지지를 해줬다면서 감사의 뜻을 밝힌 반면, 이 대통령의 발표문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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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그간 정착시킨 셔틀 외교의 토대 위에서 경제 분야와 초국가 범죄 대응에서도 협력과 공조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교역 중심의 협력을 넘어 경제 안보·과학기술·국제규범을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포괄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를 위한 관계 당국 간 논의를 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 지식재산 보호 등 분야의 협력을 심화하기 위한 실무협의도 이어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회 분야에선 지난해 출범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 협의체'에서 저출생·고령화, 국토 균형성장, 농업·방재, 자살 예방 등 의제를 논의해 온 점을 평가하며 "지방 성장 등 공통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성과를 도출해 나가자"고 했다. 스캠 범죄 등 초국가 범죄 대응과 관련해서는 "우리 경찰청 주도로 발족한 국제공조 협의체에 일본이 참여하기로 했고, 공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합의문도 채택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인적 교류 확대도 제안했다. 그는 "인적 교류 1200만 명 시대에 미래세대 간 상호 이해 증진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의 근간"이라며 출입국 간소화, 수학여행 장려와 함께 "현재 정보기술(IT) 분야에 한정된 '기술자격 상호인정'을 다른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취임 후 다섯 번째이자,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사퇴하고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한 이후로는 두 번째로 갖는 이 날 한일 정상회담은 소인수회담 20분, 확대회담 68분 등 총 88분 동안 진행됐다. 양 정상은 소인수회담, 확대회담 일정을 소화하고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이후에도 '1대1 환담'과 만찬을 함께했다. 14일 오전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나라현의 대표적 문화유적인 호류지(法隆寺·법륭사)를 함께 시찰한 뒤, 오사카 등 간사이 지역 동포들과 간담회를 갖고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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