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의상장사]디티앤씨알오②수상한 '계약자산' 급증…매출 느는데 현금흐름 마이너스

대금 청구 안 한 계약자산, 매출에 대규모 반영
현금 곳간은 '텅텅'…유동자산 77%가 계약자산

[기로의상장사]디티앤씨알오②수상한 '계약자산' 급증…매출 느는데 현금흐름 마이너스

코스닥 상장사 디티앤씨알오 의 '계약자산'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약자산은 거래처에 대금지급 요청을 하지 않았지만 진행률에 따라 매출로 인식하는 항목이다. 이에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는 계약자산이 매출액보다 급격히 증가한 점, 매출 및 유동자산 대비 계약자산 비율이 높은 점 등에 주목하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디티앤씨알오의 계약자산은 182억원으로 2024년 말보다 65%가량 급증했다.


디티앤씨알오는 비임상,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이다. 계약자산은 바이오기업 등과 용역 계약을 맺은 후 연구 '진행률'에 따라 매출로 인식한 항목이다. 회계상 매출로 잡았지만, 아직 발주처에 대금 지급 요청을 하지 않은 상태의 채권인 셈이다.


예컨대 고객사와 10억원 규모 비임상시험 계약을 맺으면 일단 전체 계약을 수주액으로 설정한다. 이후 매출은 디티앤씨알오가 정한 진행률을 기준으로 반영한다. 실제 대금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 형식으로 고객사에 요청하는데, 이와 별개로 매출은 계속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대금청구 시점과 매출인식 시점의 차이에서 계약자산이 발생한다.

이 같은 구조 때문에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액은 늘었으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액은 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6억원 마이너스다.


디티앤씨알오의 계약자산은 지난해 들어 급격히 늘어났다. 디티앤씨알오의 계약자산은 2024년 110억원, 2023년 77억원 등이었다. 코로나19 시절 매출액이 고점을 기록했던 2022년에도 계약자산은 91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매출액 대비 계약자산 비율은 20.6%였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에는 이 비율이 56%까지 상승했다.


또한 계약자산 증가 속도가 매출액 증가 속도보다 훨씬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디티앤씨알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반면 계약자산은 108% 증가했다.


특히 디티앤씨알오의 계약자산은 유동자산의 77%를 차지하고 있어 실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디티앤씨알오의 유동비율은 48% 수준이다. 1년 안에 회수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의 절반도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그 유동자산 중 대부분이 계약자산이라 이를 제외할 경우 유동비율은 11%대로 떨어진다.


회계업계에서는 계약자산 항목을 건설사의 '미청구공사'와 비슷한 구조로 보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진행률로 매출을 인식한 것 중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다.


미청구공사는 건설사의 분식회계에 자주 사용되는 항목이다. 실제보다 진행률을 높게 잡으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다만 나중에 대규모 손실을 한 번에 반영할 위험이 있다.


2015년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가 그 사례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시 수조원대 미청구공사를 쌓으면서 수년간 매출과 이익을 과대 계상하다가 결국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금융감독원은 대우조선해양이 공사진행률을 임의로 상향 조정해 매출과 이익을 부풀렸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회계업계에서는 ▲매출 대비 미청구공사 비율이 높은지 ▲매출 증가 속도보다 미청구공사 증가 속도가 빠른지 ▲영업이익은 플러스인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지 등을 유심히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편 디티앤씨 알오 관계자는 "2021년부터 지정감사를 시작해 그동안 매출인식 기준을 매우 엄격히 적용했다"며 "지난해 중간 감사에서도 수익 인식 시점, 금액의 정확성, 관련 거래의 실재성 등을 감사받았기 때문에 분식회계는 전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2023년 이후 인적 쇄신 및 투자활동을 통해 신규 수주 규모가 증가하면서 매출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지난해 4분기에는 흑자전환도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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