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에 새긴 빨간색 문신 이후 전신 탈모와 함께 땀을 전혀 흘리지 못하게 된 30대 남성의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문신 잉크 성분이 면역체계를 교란해 광범위한 염증 반응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팔뚝에 문신을 한 뒤 이상반응이 생긴 남성의 모습. 의학 학술지 클리닉스 앤 프랙티스
9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폴란드의 한 36세 남성은 지난 2020년 팔뚝에 빨간색 꽃 문신을 한 뒤 심각한 신체 이상을 겪었다. 문신 시술 약 4개월 후부터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벗겨짐, 발진이 나타났고 증상은 팔뚝에서 가슴을 거쳐 전신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초기에는 작은 발진 형태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병변이 서로 합쳐져 넓고 붉은 염증성 피부로 악화했다. 이후 피부 전체가 붉게 변하고 각질이 벗겨지는 홍피증(erythroderma) 으로 발전했다.
증상이 악화하면서 남성은 두피와 얼굴, 몸 전체의 털이 모두 빠지는 전신 탈모증(alopecia universalis)을 겪었고 곧이어 땀 분비 기능에도 이상이 생겼다. 처음에는 땀 분비가 줄어드는 저한증 증상을 보이다가 결국 땀을 전혀 흘리지 못하는 무한증(anhidrosis) 단계로 진행됐다.
이는 신체가 스스로 체온을 조절할 수 없게 된 상태로 일상적인 활동조차 큰 제약을 받게 된다. 실제로 환자는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졌고 열사병 위험 때문에 정상적인 근로 활동이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폴란드 브로츠와프 의과대학 의료진은 해당 사례를 의학 학술지 클리닉스 앤 프랙티스(Clinics and Practice)에 보고하며 피부 검사 결과 빨간색 문신 잉크 성분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빨간색 잉크 문신의 합병증으로 이처럼 광범위한 전신 반응이 나타난 사례는 이전에 보고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수개월간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시행했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후 염증이 발생한 문신 부위를 외과적으로 제거했으나 환자의 상태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피부 일부가 색소를 잃는 백반증(vitiligo)이 추가로 발생했다.
탈모 증상은 점차 호전됐고 피부 상태도 더 이상 악화하지 않았지만 땀 분비 기능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검사 결과 남성의 땀샘은 이미 파괴돼 흉터 조직으로 대체된 상태였으며 의료진은 기능 회복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더 선은 현재 이 남성이 체온 조절을 위해 분무기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으며 상시적인 과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문신에 따른 알레르기나 면역 반응은 시술 직후뿐 아니라 수개월 또는 수년 뒤에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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