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MSCI 선진국지수(MSCI Developed Market Index)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역내 외환시장에서 높은 수준의 자유화가 이뤄지고 투자자 간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
피터 스타인(Peter Stein)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최고경영자(CEO)는 2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일 특정 정책이나 시장 개혁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한국은 외국인 투지 유치 및 유지를 위한 여러 중요한 개혁과제들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전 세계 160개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기관을 회원사로 둔 ASIFMA는 아시아 자본시장에 대한 정책 제언, 규제 개선 요구 등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 접근성 확대, 시장 구조 개선 등을 촉진해온 대표적 기관이다.
피터 스타인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 최고경영자(CEO). ASIFMA
먼저 스타인 CEO는 한국이 2025년 한 해 동안 세계에서 가장 성과가 좋은 주식시장 중 하나였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정부의 '코스피 5000' 목표에도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과 1인당 소득 수준은 다른 선진국과 유사하고, 주식시장의 규모와 유동성 역시 선진시장 수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시점이나 이에 앞선 2026년 '관찰대상국' 지정 가능성 등의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등록외환거래기관(RFI) 제도를 비롯해 외환시장에 이미 도입된 개혁 조치들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MSCI는 이러한 제도들이 실제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되는지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스타인 CEO는 MSCI로부터 선진시장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역내 외환시장 자유화 ▲양방향 자본 이동에 대한 제한 최소화 ▲효율적인 시장 운영 ▲투자자 간 동등한 대우 ▲선진화된 역내외 외환시장이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사실상 해당 부분이 아직 선진시장 수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음을 꼬집은 셈이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 랠리 기대감 속에서 관찰대상국 등재에 실패했을 당시에도 동일하게 지목된 부분이다. MSCI 선진국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최소 1년간의 관찰대상국 등재 후 정식지수 편입, 실제 편입까지 3단계의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스타인 CEO는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가 해제된 것은 중요한 진전이었으나, 새롭게 도입된 무차입 공매도 적발 시스템(NSDS)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초기 시행 과정상의 문제(Teething Issues)를 겪고 있다"면서 "증권 대차·대여(SBL)가 완전히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현재 시행 중인 제도 중 운영상 부담이 큰 부분에 대해서는 단순화를 검토해줄 것을 한국 당국에 권한다"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금융당국이 개설주체 제한을 폐지하기로 한 외국인 통합계좌(옴니버스 계좌)와 관련해 "결제는 여전히 투자자 ID별로 처리되고 있어 활용에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영문 공시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줄 것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증권대차 거래가 정상화될 수 있는 추가 조치 중 하나로는 '공매도 규정 위반에 대한 제재 체계 재검토'를 꼽았다. 그는 "운영상 오류로 인한 위험을 완화하고, 한국의 제도를 다른 국제 금융 중심지들과 정합성 있게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증시에 고질적으로 따라붙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책 안정성, 규제의 예측 가능성이 기반이 돼야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스타인 CEO는 "(한국의 경우)최근 몇 년간 공매도 정책의 잦은 변화와 함께 과도한 벌금 및 형사 처벌이 병행되면서 규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훼손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올해 한국 증시의 뛰어난 성과는 한국이 보유한 첨단 기술력과 제조업 경쟁력을 갖춘 경제에 투자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잠재 수익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정책이 명확하게 설계되고, 일관되게 집행되고, 업계와의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면 지속적인 시장 재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