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 받으며 일했는데…투병 1년여 만에 숨진 37세 女시장

튀르키예 셰이자델레 시장, 사망
삭발 머리에 두건 쓰고 임무 수행해

튀르키예에서 37세 여성 시장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지 불과 1년 3개월 만에 유명을 달리했다.


터키시 미닛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튀르키예 서부 마니사주(州) 셰이자델레 지구를 이끌던 귤샤 두르바이(37) 시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마니사 시립병원에서 치료 중 별세했다.

튀르키예 서부 마니사주(州) 셰이자델레 지구의 귤샤 두르바이 시장이 최근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두르바이 시장 인스타그램

튀르키예 서부 마니사주(州) 셰이자델레 지구의 귤샤 두르바이 시장이 최근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두르바이 시장 인스타그램


1988년생인 두르바이 시장은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소속이다. 그는 지난해 3월 셰이자델레 지구 선거에서 당선돼 마니사주 최초의 여성 지방자치단체장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같은 해 9월 대장암 진단을 받은 그는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삭발한 머리를 두건으로 가린 채 시장 직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이달 초 상태가 악화해 수술받았고, 이후에도 상태는 호전되지 않아 인공호흡기를 착용했다. 결국 두르바이 시장은 1년여간의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사망 소식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장암은 지금까지 50세 이상 중장년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장암이 두르바이 시장처럼 20~30대 젊은 층에 발병하는 것은 드물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장암으로 병원을 찾은 국내 20~30대 환자는 2020년에서 2024년까지 5년 사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메디컬센터가 진행한 연구에서는 한국의 20~49세의 대장암 발병률이 조사 대상인 42개국 가운데 1위(인구 10만명당 12.9명)로 나타나기도 했다.


'젊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은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다. 특히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과 햄, 소시지 등 가공육, 붉은 육류 섭취를 비롯해 잦은 음주와 흡연 등이 대장암을 일으키며, 수면 부족과 비만, 스트레스 등도 관련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복통이나 혈변, 설사,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상당 기간 진행된 뒤다.


대장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다. 1기에 발견해 치료받을 경우 완치율은 90%, 2기는 80%에 달한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선종성 용종을 제거하면 대장암 발병 위험을 대부분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3기로 진행되면 70%로 떨어지며 4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은 10%에 그친다.

조기 발견이 어려운 탓에 검진이 중요하다. 국가암검진사업에서는 만 50세 이상이면 1년마다 분변잠혈 반응검사를 통해 이상 소견이 나올 경우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받도록 한다. 그러나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전에 정기적인 검사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국가암검진사업은 증상이 없는 성인의 경우 45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의 분변잠혈검사 또는 5~10년 간격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특히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는 등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또한 평소 혈변이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있는 경우 30대라도 대장암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