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좋다'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그런데 설거지는 누가?

정부 '탈 플라스틱 종합대책안' 공개
시범 시행서 일회용품 감축 효과 확인

서울의 5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한 시범사업이 일회용품 쓰레기 감축에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정부가 전국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탈(脫) 플라스틱 종합대책 대국민 토론회'를 열고 정부 종합대책안을 공개했다.

장례식장 내 다회용기 이용한 상차림. 아시아경제DB

장례식장 내 다회용기 이용한 상차림. 아시아경제DB


이번 대책안에는 ▲음료 영수증에 일회용 컵 가격을 표시하는 '컵 따로 계산제' ▲빨대 사용 제한 ▲장례식장 내 일회용품 감량 ▲폐기물 부담금 단계적 인상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국내에서도 생활·사업장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2023년 771만4000t에서 2030년 1012만t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기후부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는 원천 감량 100만t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등을 통한 재생 원료 200만t을 더해 2030년 폐플라스틱 배출량을 700만t 수준으로 낮춰 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감축 효과를 기대하는 분야 중 하나가 장례식장이다. 실제로 전국 장례식장에서 한 해 동안 배출되는 일회용품 쓰레기는 3억7000만개로 2300t 규모다. 국내 일회용 접시 중 20%가량이 장례식장에서 사용될 정도라고 알려졌다.

앞서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은 서울 5개 대형병원 장례식장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됐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의료원 ▲서울보라매병원 ▲시립동부병원 ▲중앙보훈병원 등 5개 병원 장례식장은 정부와 서울시의 일부 비용 지원을 받아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들 장례식장이 2023년부터 지난 10월까지 감축한 일회용품 쓰레기만 522t에 달한다.


장례식장에서 사용한 다회용기는 자체 세척 장비를 통해 세척하거나 전문 업체에 맡겨 세척·소독 과정을 거쳐 다시 장례식장에 공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부는 앞으로 전국 장례식장의 세척·조리시설 인프라와 비용 구조 등을 점검한 뒤 다회용기 사용을 위한 지원 확대 방안과 단계적 의무화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는 세척·조리시설을 다 갖춘 장례식장을 규제 대상으로 할지, 장례식장 규모에 따라 규제를 차등화할지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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