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이 또 한 번의 전환점에 들어섰다. 생성형 AI를 넘어 피지컬 AI(Physical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AI 인프라의 기준 역시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AI의 판단이 로봇과 설비, 도시와 공공 현장의 실제 행동으로 즉시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기존 대형 클라우드 중심 구조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모아라이프플러스 가 AI 데이터서버의 서비스 및 판매 개시를 공식화 했다고 23일 밝혔다.
모아라이프플러스가 선보인 AI 데이터서버는 단순한 연산 장비가 아니다. 서버 한 세트만으로 마이크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설계된 현장형 AI 인프라다. 학교와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내부 등 데이터가 생성되는 장소에 직접 설치돼 데이터를 외부로 이동시키지 않고 현장에서 수집·분석·가공하는 구조를 갖췄다. 이는 실시간 반응이 필수적인 피지컬 AI 환경에서 지연(latency)과 데이터 이동 비용을 동시에 줄이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이 서버를 두고 "모아라이프플러스의 AI 데이터서버는 AI 시대의 PC에 해당한다"고 설명한다. 과거 컴퓨팅 환경이 거대한 메인프레임에서 PC로 이동하며 연산과 데이터가 중앙에서 현장으로 분산됐듯, 피지컬 AI 시대 역시 초대형 데이터센터 중심구조에서 현장형 마이크로 데이터센터로 이동하는 변곡점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대형 클라우드가 '중앙 발전소'라면 이 AI 데이터서버는 현장에서 바로 전력을 쓰게 해주는 변전소에 가깝다.
피지컬AI가 요구하는 조건은 기존 디지털AI와 분명히 다르다. 로봇 제어, 자동화 설비 운영, 공공 안전 시스템, 스마트시티 인프라에서는 실시간성·안정성·현장 독립성이 핵심이다. 클라우드와의 통신 지연이나 연결 불안정은 곧바로 사고나 운영 차질로 이어질 수 있고, 고비용 구조 역시 산업 확산의 장애 요소로 작용해 왔다. 이 때문에 피지컬 AI 산업에서는 AI 연산과 데이터 처리가 현장에서 완결되는 구조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인프라가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모아라이프플러스의 AI 데이터서버는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데이터를 소비하는 인프라가 아니라, 데이터를 만들어 즉시 실행하는 인프라로 설계됐다. 바이오 연구소, 제조 현장, 교육기관, 공공 행정 시스템 등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자동으로 정제·라벨링·비식별화 과정을 거쳐 목적성있는 산업데이터로 전환된다. 동시에 AI의 판단 결과는 로봇, 센서, 설비 제어 시스템과 연동돼 실제 물리적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러한 구조는 거대 클라우드와의 관계에서도 새로운 역할 분담을 만든다. 글로벌 클라우드는 여전히 방대한 학습 데이터와 모델을 축적하는 '지식의 대양'으로 기능하지만, 피지컬 AI가 실제로 작동하는 영역에서는 현장에 설치된 마이크로 데이터센터가 '행동의 출발점'이 된다. 원천 데이터는 현장에 남고, AI 학습에 필요한 패턴과 통계, 특징 정보만 선택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데이터 주권을 유지하면서도 기술 발전의 속도를 놓치지 않는 현실적인 해법으로 평가된다.
특히 이 같은 방향성은 현재 대한민국의 AI 정책 기조와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는 최근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닌 제조·공공·도시·안전·바이오 등 실물 산업과 결합하는 '현장형 AI'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동시에 공공·산업 데이터의 국내보관, 데이터 주권, 보안·규제 준수를 강조하고 있어, 모든 데이터를 해외 대형 클라우드에 의존하는 방식 보다는 국내·현장 중심의 분산형 AI 인프라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런 점에서 모아라이프플러스의 마이크로 AI 데이터센터 기반 AI 데이터서버는, 국가 AI 정책이 지향하는 방향을 기술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해석된다. 공공기관과 지자체, 교육 현장, 산업 시설 내부에 설치돼 데이터는 국내·현장에 두고, AI는 실제 문제 해결과 실행에 집중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정책·산업·기술 흐름이 동시에 맞물리는 드문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바이오·헬스케어, 제조·스마트팩토리, 교육·공공,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특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산업은 데이터의 민감도와 규제 강도가 높고, 동시에 AI의 판단이 곧 물리적 결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피지컬 AI 영역이기 때문이다. 중앙 클라우드 의존도가 낮을수록 오히려 AI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모아라이프플러스는 이번 AI 데이터서버 서비스 및 판매 개시를 통해, AI 인프라 사업을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피지컬 AI 시대의 핵심 실행 인프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은 더 큰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얼마나 빠르고 안전하게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모아라이프플러스의 AI 데이터서버는 그 조건을 충족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