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코스닥 시장의 신뢰 회복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방위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강화하는 한편, 상장·퇴출 제도를 정비하고 기관투자자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19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스닥 시장 신뢰+혁신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코스닥 시장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며 기관투자자 비중(거래대금 기준)은 4.5%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의 안정성과 신뢰확보를 위해서는 기관투자자 기반 확충이 중요한 과제라고 금융위는 분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주요 연기금의 코스닥 참여유인을 제고할 계획이다. 기금운용평가시 현재 코스피 지수 뿐만 아니라 코스닥 지수를 일정비율 반영함으로써 연기금이 국내주식 투자 시 코스닥 투자를 고려하게 할 예정이다. 해당 내용은 2026년 기금운용평가지침 마련 시 구체화할 계획이다.
또한 코스닥벤처펀드의 세제 혜택 한도를 확대하고 내년 도입 예정인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에 대한 세제 지원도 검토한다. 또한 코스닥벤처펀드의 공모주 우선배정 비율은 25%에서 30%로 확대하고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탈(VC)의 BDC 운용 규제도 완화해 상품 출시를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증권사의 코스닥 기업 대상 리서치 보고서와 코스닥 기업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확대한다. 최근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인가·지정을 받은 5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모험자본 확대의 일환으로 2028년까지 코스닥 리서치 보고서 전담인력을 평균 4.6명에서 9.2명으로, 발행 수를 평균 396건에서 621건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는 한국거래소 내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경쟁력을 높여 코스피 시장과의 내부 경쟁 체계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외부위원 중심의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상장폐지 최종 결정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위원 경력·전문성 요건을 신설해 전문성과 객관성을 강화한다.
또 거래소 경영평가에서 코스닥 본부를 별도로 독립 평가한다. 성과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평가체계를 개편한다. 코스닥 본부에 대한 조직·인력 진단도 실시해 필요시 확충과 재배치를 추진한다.
금융위는 혁신기업의 원활한 상장과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을 유도하는 '다산다사(多産多死)' 구조로 상장·상장폐지 제도를 재설계한다.
현재 바이오 산업에 한해 기업의 기술성·성장성 등에 대해 별도의 맞춤형 상장심사 기준이 마련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 내로 인공지능(AI), 우주산업, 에너지(ESS·신재생에너지)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핵심기술 분야에 대해 맞춤형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전면 도입한다. 내년부터는 산업 분야를 순차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반면 상장폐지는 보다 엄정해진다. 앞서 올해 7월 상장폐지 절차와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감사의견·시가총액·매출액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는 등 제도를 개선한 바 있다. 여기에 기술특례상장 기업이 상장 후 기술과 무관한 사업으로 주력 사업을 변경할 경우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또한 거래소 내 상장폐지 심사 인력도 기존 3개 팀에서 4개팀으로 확대해 부실기업의 조기 퇴출을 가속화한다.
아울러 모·자회사 중복상장 심사 기준을 명확히 한다. 현재는 쪼개기 중복상장(분할 후 중복상장)에 대해서만 강화된 기준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분할 외 중복상장에 대해서도 세부 심사기준을 규정화하여 예측 가능성을 제고한다.
기업공개(IPO) 시 주관사의 공모가 산정에 대한 책임성 제고를 위해 풋백옵션 활용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여기에 주관사가 IPO 시 기업의 추정실적으로 공모가를 산출한 경우 추정치와 실제실적 간 괴리율을 주관사별로 비교 공시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주관사가 공모가 산정 시 추정실적을 과대평가할 가능성을 견제한다.
마지막으로 현재 IPO 공모가의 적격성 제고 및 중·장기 투자자 확충을 목적으로 국회에 발의된 코너스톤 투자자 및 사전수요 예측 제도 도입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입법 논의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우리나라에 AI 등 혁신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코스닥 시장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코스닥 시장은 혁신·벤처기업의 요람인 만큼 우리 기업의 성장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근본적인 체질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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