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이라도 보게 해줘" 우르르 몰렸다…작별 인사 나누려는 팬들 탓 '북새통'

中 가는 판다 보려고 日 동물원 북새통
"몰려드는 예약으로 동물원 사이트 마비"
"일일 선착순 4800명…1인당 1분 내외 관람해야"

일본에 사는 자이언트판다 두 마리가 내년 1월 하순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확정된 가운데, 이들과 작별 인사를 하려는 팬들의 발길로 동물원은 연일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예약을 하려는 팬들로 동물원 사이트는 한때 마비가 됐고, 동물원 측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한 혼잡을 막기 위해 관람 제한 조치까지 내놨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쌍둥이 판다를 보려는 사람들로 최근 우에노동물원 앞은 개장 전부터 북새통"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방문객들이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를 보기 위해 줄을 서있다. AP연합뉴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방문객들이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를 보기 위해 줄을 서있다. AP연합뉴스.


도쿄도청은 최근 12월23일부터 내년 1월25일까지 자이언트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를 만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쌍둥이 판다를 보기 위해서는 사전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진행해야 한다. 23일부터 내년 1월12일까지는 예약 후 선착순으로 방문이 가능하지만, 이후에는 추첨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같이 누워있는 모습. 우에노동물원 유튜브.

샤오샤오와 레이레이가 같이 누워있는 모습. 우에노동물원 유튜브.


동물원 측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한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관람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1인당 1분 내외로 관람할 수 있고 일일 선착순 4800명만 쌍둥이 판다를 볼 수 있다. 30분당 최대 400명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예약 첫날인 23일 티켓은 몇 분 만에 매진됐고, 동물원 웹사이트는 한때 마비됐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자이언트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사진이 게시돼 있다. AP연합뉴스.


쌍둥이 판다를 보기 위해 몇 시간을 기다렸다고 밝힌 50대 팬은 "샤오사오가 느긋하게 쉬는 모습이 귀엽다"면서 "더 이상 일본에서 판다를 볼 수 없다는 점이 정말 아쉽고 쓸쓸하다"고 했다. (일본과 중국의 갈등으로) 지금은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먼 훗날 다시 와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스즈키 히토시 사육사는 "쌍둥이 판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의 탄생은 동물원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면서 "남은 한 달 동안 판다들이 건강하게 지내고 중국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대기 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판다를 더이상 볼 수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과 슬픔을 드러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중국 다수 언론도 일본 뉴스를 인용해 이 소식을 전했다. 중국 언론들은 "자이언트판다를 보기 위한 일본인들의 예약으로 동물원 웹사이트가 마비가 됐다고 한다" "일본 팬들이 쌍둥이 판다와 작별 인사를 나누기 위해 동물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등의 제목과 내용으로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자이언트 판다 관람을 위해 예약 및 추첨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아니다"라면서 2023년에는 샹샹이, 2020년에는 단단이 중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제한된 방문객들에게만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쌍둥이판다 샤오샤오. AP연합뉴스.

쌍둥이판다 샤오샤오. AP연합뉴스.


샤오샤오와 레이레이는 2021년 6월 도쿄 우에노동물원에서 태어난 쌍둥이판다다. 이들의 부모인 '리리'와 '싱싱' 은 작년 9월 이미 중국으로 돌아갔다. 쌍둥이 판다의 반환 일정은 원래 2월20일이었지만, 최근 일본과 중국의 정치적 갈등이 격화되면서 일정이 앞당겨졌다. 지난달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일 관계가 악화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판다는 1972년 중·일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 일본에 들어왔다. 중국은 자국에만 서식하는 자이언트판다를 외교적 우호의 상징으로 선물하거나 대여하는 이른바 '판다 외교'를 이어왔다. 다만 해외에서 태어난 판다라도 만 4세 전후 성체가 되면 반드시 중국으로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 역시 이 같은 계약에 따라 지난해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 쌍둥이판다가 일본을 떠나고 나면 일본은 1972년 이후 처음으로 판다 없는 나라가 된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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