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 강다영(가명)씨는 지난 8월 'Gemmy AI' 애플리케이션을 구글의 공식 Gemini(제미나이)'로 착각하고 연간 구독료 3만9000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한국어 인식률이 낮고 AI가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강씨는 결제 당일 제미나이가 아님을 인지하고 환불을 요청했으나, 환불은 불가능하다는 메일을 받았다.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유사 사이트가 생겨나 소비자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국제거래 소비자포털과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해사례가 37건에 달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중 접속 경로가 확인된 23건 중 91%(21건)는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명을 검색한 뒤,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된 광고 링크를 클릭해 유사 사이트에 접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들은 대부분 해외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유명 생성형 AI의 명칭과 로고를 유사하게 모방해 클릭을 유도했다. 해당 유사 사이트들은 서비스 메인 화면도 공식 생성형 AI 사이트와 거의 동일했다.
로고·메뉴 배열·대화창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실제 공식 사이트와 매우 유사했으며 GPT-4 등 공식 모델 명칭까지 그대로 사용해 소비자가 공식 사이트로 착각하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가 별다른 의심 없이 유료결제를 진행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식 서비스보다 품질이 현저히 낮거나 엉뚱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해 사례 37건을 분석한 결과 환불 요청 이메일에 사업자가 전혀 응답하지 않는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또한 이들 사이트의 환불 규정을 살펴보니 '7일 이내로 20개 미만의 메시지를 보낸 경우만 환불 가능'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명시한 경우가 많아 사실상 환불이 어렵도록 운영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AI 서비스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AI 공식 홈페이지 주소와 개발사명을 확인할 것 ▲구글 등 포털 사이트 검색 시 상단에 노출되는 광고 링크가 공식사이트 링크가 아닐 수 있는 점에 주의할 것 ▲해외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이용할 때는 피해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차지백 서비스 신청이 가능한 신용카드를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차지백이란 구입일로부터 120일(VISA, Master Card, AMEX) 또는 180일(Union Pay) 이내에 신용카드사에 승인된 거래를 취소 요청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신청 기한, 접수 방법 등은 카드사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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