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에 누수까지 다사다난 루브르…노조 "정규직 전환 해달라" 파업 선언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3대 노조, 파업 예고
"인력 부족·기술적 결함·건물 노후화" 지적
정규직 200개 충원 및 정규직 전환 요구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 연말 노조의 파업 국면에 들어섰다. 연합뉴스는 8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 몽드를 인용해 "루브르박물관 내 노동총동맹(CGT), 민주프랑스노동연맹(CFDT), 연대·단일·민주(SUD) 등 3대 노조는 이날 투표를 거쳐 오는 15일 단일 파업 예고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그랑 갤러리 모습. AFP연합뉴스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의 그랑 갤러리 모습. AFP연합뉴스


노조들은 지난 2021년부터 박물관을 운영해 온 경영진이 건물 관련 우선순위와 긴급 상황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전시 공간들이 애초 예정된 개관 일정보다 훨씬 더 오래 문을 닫고 있다"며 "이는 인력 부족과 기술적 결함, 건물의 노후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직원들은 끊임없이 증가하는 업무량, 점점 더 가혹해지는 인사 관리, 공공 서비스를 차질 없이 제공하기 어렵게 만드는 모순된 지시들로 고통받고 있다"고 경영진을 비판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지난달 17일 쉴리관 남쪽 윙의 내부 안전 문제로 1층의 도자기 전시관인 캄파나 갤러리를 일반에 폐쇄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이집트 고대 유물 도서관에서 누수가 발생해 희귀 도서가 대거 손상됐다. CFDT의 루브르 지부 발레리 보드 대표는 "수년간 (배관) 수리를 요청했는데도 작업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노조들은 과거 사라진 200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충원하기 위해 신규 직위를 신설하고, 지속적인 관광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기간제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보석 절도 사건 이후 루브르 박물관 밖에 서 있는 사설 보안 요원들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10월 보석 절도 사건 이후 루브르 박물관 밖에 서 있는 사설 보안 요원들의 모습. AP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영진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초 발표한 '루브르, 새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박물관에 내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물관 이사회는 지난달 27일 해당 프로젝트 추진 비용을 포함한 1억 1900만유로(약 2000억원)의 예산 집행을 승인했다.

다만 이 중 대부분은 박물관 동쪽에 새 출입구를 만들고 지하에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등 신규 확장 사업에 배정됐다. 노조가 요구하는 건물 보수 사업에는 1750만유로(약 300억원), 안전 종합계획에는 200만유로(약 34억원)도 채 할당되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앞서 보석 절도 사건으로 허술한 보안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른 루브르 박물관은 앞서 관람객 입장료 인상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내년 1월 14일부터 비(非) EU(유럽연합) 국적자의 루브르 박물관 입장료는 기존 22유로(약 3만 7000원)에서 32유로(약 5만 3000원)로 인상된다. 다만 EU 지역 방문객들의 입장료는 그대로 22유로다.


박물관 측은 비EU 외국인 입장료 인상이 박물관의 자금 개선에 기여해 연간 최대 2000만유로(약 340억원) 추가 수익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관람료 인상으로 얻은 이익은 박물관 대대적인 개보수 및 확장에 일부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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