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11일 경찰 소환

제작사 4곳, 형사 고소와 함께 손해배상 민사 소송 병행
전시 주최 주체는 간송미술관 아닌 'KMM아트컨설팅'
전 관장 "계엄 사태로 관람객 급감, 손익분기점 못 넘겨 재정 악화" 해명

서울 중부경찰서는 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을 사기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오는 11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간송미술관

간송미술관

경찰에 따르면 전 관장은 지난 8월 개인사업자로 주최한 전시회에 참여한 제작사 4곳으로부터 정산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 해당 전시는 간송미술관이나 간송문화재단이 아닌, 전 관장이 대표로 있는 'KMM아트컨설팅' 명의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측은 "전시 종료 이후 수차례 정산을 요청했으나, 대금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형사 고소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 등 민사 소송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소 사실이 공개되자, 전 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관객 급감에 따른 재정난을 이유로 해명했다. 전 관장은 "계엄 사태로 인해 관람객 수가 급감했고,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채 전시가 종료돼 KMM의 재정이 악화됐다"며 "이에 따라 지급이 지연됐다"고 밝혔다.


이어 "간송미술관의 명예에 누를 끼쳐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성실히 조사에 임해 모든 오해가 해소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 관장은 간송 전형필 선생의 손자로, 간송미술관의 대표이자 간송문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간송미술관은 일제강점기 문화재 수호 활동으로 널리 알려진 전형필 선생이 1938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사립 미술관이다.

이번 사건은 전시 주최 주체가 미술관이 아닌 개인 사업체였다는 점에서 법적 분리는 명확하나, '간송'이라는 상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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