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ODA' 유탄 맞은 외교부 예산, 6600억원↓…역대 최대폭 줄어

내년도 외교부 예산이 올해보다 약 6600억원 줄어든 채로 확정됐다. 외교부 예산이 예년 대비 줄어든 것은 20년 만으로, 감소폭도 역대 최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와 통일교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캄보디아 공적개발원조(ODA) 예산이 대폭 삭감된 영향이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3일 외교부에 따르면 전날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외교부 예산은 총 3조6152억원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는 올해 예산(4조2788억원)보다 6636억원(15.5%) 줄어든 것이다.

외교부 예산의 약 60%가 ODA 예산인데, 이 항목이 대폭 줄면서 전체 예산 감액을 이끌었다. 내년도 ODA 예산은 2조1852억원으로, 올해(2조8093억원)보다 6232억원 줄어 감액분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ODA 예산 중 인도적 지원 예산이 6702억원에서 3355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예산도 올해보다 1566억원 줄어든 1조1389억원으로 확정됐다. 국제기구 분담금도 올해 8262억원에서 내년 6818억원으로 줄었다.


국제정세가 복잡해지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외교부 예산은 지난 20년간 꾸준히 증액돼 왔다. 전년 대비 감액된 것은 200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내년도 외교부 인건비와 기본경비는 올해보다 각각 145억원, 68억원 늘었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된 캄보디아 사태 등 초국가 범죄 피해에 대응하기 위한 재외공관 해외안전 담당 영사 인력 및 사건·사고 담당 행정직원 증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한국인 근로자 구금사태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미국 진출 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 5억원이 신규 편성됐다. 한중 우호 정서 제고 등을 위한 예산도 6억6000만원 확보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회에서 의결된 2026년도 예산을 내실 있게 집행함으로써 대전환을 겪고 있는 국제질서 속에서 국익을 중심에 둔, 실용적인 외교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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