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서울영화센터, 시네마테크 정체성 훼손" 반발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성명
"수장고·전용상영관 없는 기능 부전 시설"

서울영화센터 전경

서울영화센터 전경


서울영화센터 개관을 둘러싸고 영화계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28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가 시네마테크의 핵심 기능을 약화하고 정체성을 훼손한 채 개관을 서두르고 있다"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이번 사안을 단일 시설의 문제가 아니라, 수백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공공 문화시설이 '기능 부전' 상태로 전락할 위기라고 규정했다. 서울시가 15년간 구축해온 합의 구조를 일방적으로 변경해 시민이 누려야 할 수준의 시네마테크가 껍데기만 남았다고 비판했다.


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수장고·열람공간·전용 상영관·연구 기능 등 시네마테크의 기본 인프라조차 갖추지 못했다"며 "책 없는 도서관, 그림 없는 미술관과 같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필름 상영이 가능하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마스킹 시설이 배제돼 기본적 관람 환경조차 충족하지 못한다"며 "세로 자막 구현도 어려운 국제 기준 미달 시설"이라고 지적했다.

개관 앞둔 서울영화센터 연합뉴스

개관 앞둔 서울영화센터 연합뉴스


영화 유산을 보존하는 핵심 기능인 아카이빙 부재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수장고 없는 시네마테크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며 "서울시가 고유한 영화 아카이브를 구축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시네마테크 기능 복원, 영화계·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민관 협의체 즉각 재구성, 기존 공공 영화문화사업 축소 중단, 단기 실적 중심 위탁 운영이 아닌 장기 공공계획 기반 운영 체계 마련 등을 요구했다.


성명에는 여성영화인모임, 한국독립영화협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열아홉 단체가 참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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