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생활용품 매장으로 알려진 다이소가 국내 가성비 화장품 시장의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과거 20·30세대 중심의 소비처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50~60대까지 구매층이 확대되며 시장 판도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이소 매장. 아시아경제DB
데이터 분석업체 엠브레인 딥데이터가 2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9월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된 기초·색조 화장품 구매 추정액은 약 3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뛰었다. 이 가운데 기초 화장품 구매액은 2555억원으로 113.9%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에센스·세럼, 마스크·팩, 크림, 스킨·토너 등 기본 스킨케어 라인이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크림과 스킨·토너 제품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기초 단계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초 화장품은 그동안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영역으로 분류됐지만 최근 다이소가 여러 뷰티 브랜드와 협업해 전용 세컨드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시장 구도가 바뀌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도 일정 수준의 성분과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소비자 신뢰가 강화되는 추세다. 다이소 매장이 고가 화장품 구매 전 품질을 확인하는 '테스트베드'로 활용되는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뒷받침한다. 이는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리트머스 소비' 경향과도 맞닿아 있다.
다이소에서 판매중인 기초 스킨케어 제품의 모습. 다이소 홈페이지
엠브레인 트렌드 모니터가 지난 8월 진행한 조사에서도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과 유사한 품질을 갖춘 저가 제품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상당수 응답자는 '경제적 부담을 줄이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을 가성비 제품의 장점으로 꼽았다.
연령별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다이소 뷰티 구매자는 기존 10~30대를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으나 최근 판매 데이터를 보면 60대를 중심으로 시니어층 구매가 두드러지게 늘었다. 기초 위주 실속형 라인업이 구축되면서 제품 효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시니어층까지 흡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때 '싼 게 비지떡'이라는 편견이 뒤따랐던 다이소 화장품은 최근 합리적 가격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 조합으로 소비자 심리를 자극하며 인식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까지 다이소 전용 제품을 선보이면서 안전성과 신뢰도까지 확보해 향후 품질 경쟁력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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