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슈]치솟는 환율에 달러유출 부담커진 외국인 배당

삼전 3분기 1조3500억 외국인 배당
국내 배당금 30%, 외국인이 가져가
고환율 압력 장기화되면 기업 악영향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원·달러환율이 1460~70원대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으면서 기업들의 외국인 배당금 지급 부담도 커지고 있다. 전체 기업 배당금 중 30% 정도가 외국인들에게 지급되는 상황에서 달러 해외유출 가능성이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원·달러환율 상승압력이 더 장기화돼 1500원대를 넘어설 경우, 수출 대기업들을 비롯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삼성전자 3분기 배당, 절반이상 외국인이 받아…환율에 영향
[기업&이슈]치솟는 환율에 달러유출 부담커진 외국인 배당

지난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날보다 8.5원 오른 1469.50원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 가 2조4553억원 규모의 3분기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인 9억2200만달러(약 1조3500억원)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율 상승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들이 받은 배당금은 순차적으로 달러화로 환전돼 본국으로 분할송금되기 때문에 환율상승 압력 요인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외국인 보유 지분비율이 많은 곳은 50%가 넘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지급받는 배당금 규모가 큰 편이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비율은 52.27%에 이르고, SK하이닉스 (53.39%), 현대차 (35.51%),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3.88%), KB금융 (75.81%) 등도 외국인 지분 비율이 30%를 넘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받은 배당금은 9조7951억원으로 전체 배당금 32조2956억원 대비 30.3%에 달했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67억달러 규모다. 정부와 여당을 중심으로 7월부터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추진하고 있고 기업들도 배당성향 강화에 나서면서 앞으로 외국인들이 받을 배당금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미관세협상 전후 환율 급등…1460~70원대 고환율 지속 
[기업&이슈]치솟는 환율에 달러유출 부담커진 외국인 배당

올들어 원·달러환율은 한미관세협상 타결을 전후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할 당시 1363.5원이던 원·달러환율은 한미관세협상이 최종 타결된 10월29일 1427.5원으로 올라섰고 이달 들어서는 1460~70원대까지 치솟고 있다. 관세협상 타결 조건으로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가 약속되면서 미국으로의 달러유출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달러가치가 폭등하자 환차익을 노린 기업들의 달러 보유 규모도 커지면서 환율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업들의 외화예금 월평균 잔액은 918억8000만달러(약 134조원)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기업들이 상품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그대로 보유하고 원화 환전을 미루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도 달러가치 상승의 한 축으로 평가된다. 외환당국이 지난 25일까지 집계한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288억달러(약 42조원)로 지난해 전체 순매수액 101억달러보다 2.8배 이상 급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보다 달러가 강세가 되고 원화가 더 절하되는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국인 해외주식투자에 의해 주도되는 측면이 우려된다. 해외투자가 유행처럼 커지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 집권 이후 빠르게 진행 중인 엔저현상 여파도 달러가치를 크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지난달 달러화대비 3.6% 절하되면서 파운드화(-2.1%), 유로화(-1.4%) 등 다른 기축통화과 대비해 더 많이 절하됐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집권 이후 재정확장 정책 기대감과 일본흔행의 추가금리 인상 시그널 약화로 엔화가치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달러환율 1500원 돌파시 환율공포 우려…美 금리인하 변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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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환율의 상승압박이 지속돼 1500원대까지 넘어설 경우, 수입가격 상승과 원화자산 축소 등의 여파로 수출 대기업 및 건설업계를 비롯해 산업 전반적인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 상황을 고려하면 제품 생산비용이 크게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4월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의뢰해 분석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산업별 생산비 영향'에 따르면 원·달러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는 2023년 대비 6.58%가 늘어나고 건설업 생산비는 3.34%, 서비스업 생산비는 2.292% 각각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기조가 강해지고 있고, 거시경제 환경이 개선되면 원·달러환율이 내년부터 완만한 형태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ING은행의 강민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2026 환율전망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12월에 금리를 내리고 반도체 사이클이 수출을 견인하며 거시경제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6년 추가적인 연준의 금리인하를 고려하면 원화가치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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