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4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 중 한차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말 기준금리는 2.25%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28일 '여전히 인하 가능성은 있지만, 마치 인하가 끝난 것처럼' 보고서에서 올해 마지막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이같이 평가, 전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이러한 결정은 수도권 부동산 문제, 외환시장 불안 등이 한층 심화한 데 따른 것으로 이미 금통위에 앞서 시장에서도 동결 기정사실화 분위기가 역력했었다. 이에 따라 이번 금통위에서 시장의 눈도 이창용 총재의 입에 쏠렸다.
공 연구원은 "이창용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시장의 사전적인 분위기를 의식한 듯 딱히 매파적인 발언이나 진단을 피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시장 안정을 위한 발언도 수차례 내놨다"면서도 이러한 시장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 약세폭은 한층 심화했다는 점을 전했다.
또한 그 원인을 두 가지로 요약하면서 먼저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표현에서 기존 인하 '기조'가 '가능성'으로, 추가 인하 '시기'가 '여부'로 대체됐다"는 부분을 짚었다. 금통위를 앞두고 외신 인터뷰에서 공개돼 시장에 충격을 줬던 '정책전환' 발언과 관련, 이 총재가 이번 회견에서 직접 해명했음에도 시장은 이러한 문구 변화를 해당 발언과 사실상 동일시하는 반응이었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 원인은 구체적인 안정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 연구원은 "금리 급등에 따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가능성은 시사했지만 최근 금리 상승을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변화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상황이란 진단과 함께 구체적인 대응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며 "시장 참가자들의 입장에서는 딱히 심리를 진정시킬 여지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그는 "11월 금통위를 기점으로 투자심리 안정과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던 상황의 역(逆)작용까지 감안할 때 시장금리의 상승 변동성 분출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고 진단했다. 공 연구원은 "앞서 금통위를 통화정책 이벤트와 이에 따른 시장 반응이라는 시각에서 분석한 것과 별도로 당사는 향후 한국 기준금리 전망에서 추가적인 인하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시각"이라면서 "구체적인 인하 시기는 2026년 상반기, 인하 횟수는 1회 정도"로 예상했다.
그 근거로는 이창용 총재의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갭 발언을 내세웠다. 공 연구원은 "지난 금통위에서 이 총재는 2026년 상반기 GDP 갭이 마이너스에 이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수정 경제전망이 함께 이뤄진 이번 회의에서는 마이너스 GDP 갭이 지속되는 기간을 2026년 말까지로 늘려 잡았다"며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종전보다 낮췄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는 중립금리 수준에 대한 하향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공 연구원은 "금융안정 불균형이 해소될 경우 매크로 여건만을 고려한다면 중립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다"면서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추가 금리 인하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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