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제공
홍콩에서 열리는 CJ ENM 대중음악 시상식 '2025 마마 어워즈'(MAMA AWARDS)에 비상이 걸렸다.
27일 방송가에 따르면 CJ ENM 엠넷 관계자와 제작진, 출연진 소속사들은 화재 참사 이후 시상식 개최 여부와 규모 축소, 무대 연출 변경 등을 논의하고 있다.
CJ ENM은 이날 출연진 측에 "상황의 심각성을 엄중히 인지하고 있으며 부문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행사 운영 절차, 아티스트 무대 및 시상 대본, 공식 대응 방안 등을 검토해 정리되는 대로 공유하겠다"고 전달했다.
화재는 26일 홍콩 타이포(Tai Po) 지역 고층 주거단지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현재까지 사망 44명, 실종 279명, 중상자 40여명으로 잠정 집계했다. 홍콩 정부는 화재 경보 단계를 최고 등급인 5급으로 격상했으며 5급 발령은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 이후 17년 만이다.
화재 현장은 '마마 어워즈' 개최지인 카이탁 스타디움과 약 20㎞, 차량으로 20분 거리다. 참사 충격에 홍콩 전역의 행사는 잇달아 중단됐다. 다음달 7일 예정된 입법회 선거 활동이 즉시 중단됐고, 존 리 행정장관은 "선거 연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홍콩 공영방송 RTHK는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최악의 화재 참사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마 어워즈'는 홍콩 관광청이 '2025년 하반기 6대 메가 이벤트'로 선정한 행사다. 홍콩 정부와 관광청의 전폭 지원 아래 올해 개장한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유치됐으며 CJ ENM은 28·29일 양일간 시상식을 열고 글로벌 생중계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규모 인명 피해로 도시 분위기가 급격히 가라앉으면서 시상식 개최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행사가 강행되더라도 무대 연출, 시상 대본, 부대 프로그램 등은 대폭 조정이 불가피하다. 불 특수효과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저승사자 콘셉트 퍼포먼스 등 일부 무대는 제외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시상을 맡을 예정이던 홍콩 출신 배우 저우룬파(주윤발)와 량쯔충(양자경) 측도 불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의 화재 참사 현장. 신화통신 연합뉴스
'마마 어워즈' 국내 스태프와 촬영팀 다수는 이미 홍콩으로 이동해 무대 설치 등 제작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스트레이 키즈, 아이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엔하이픈, 제로베이스원, NCT 위시, 라이즈, 아이들 등 주요 K팝 그룹도 잇따라 출국했다.
홍콩 현지 스태프는 "화재 피해가 너무 커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취소 시 막대한 재정, 물리적 손실이 발생하고 강행하면 '참사 와중에 음악 축제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어 CJ ENM은 쉽지 않은 결정을 앞두고 있다.
방송 관계자는 "현재 언론과 여론을 주시하며 내부 일정을 진행 중"이라며 "전달된 변경 사항이 없어 리허설 등 준비는 예정대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도 분위기에 맞춰 복장과 연출을 조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관계자는 "차분한 분위기의 검은색 의상을 급히 구했다"며 "생방송을 녹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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